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11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휴대폰 지불·결제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두 회사는 이동전화 단말기의 지불·결제방식으로 SK텔레콤이 개발한 적외선 지불결제(IrFM) 규격을 적용하고 두 회사가 구축하는 가맹점을 함께 이용키로 했으며 공동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부가 추진 중인 표준화 시책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결제인프라의 공동 보급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휴대폰 제조업체의 개발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로 정부의 휴대폰 지불·결제 표준화 작업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까지 이동통신 업체들은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맹점에 보급하는 카드리더기 등 인프라 구축과정에서 중복 투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의 불편이 우려돼 왔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표준화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불·결제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날 SK와 LG측이 제휴를 맺고 IrFM 방식을 공동 사용키로 해 국내 표준화 작업이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같은 기술을 사용하게 된 데다 KTF도 SK텔레콤의 기술과 호환이 가능한 IrFM 방식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기술이 아직 표준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KTF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도 국제기준을 따랐기 때문에 정부의 표준화 정책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F는 또 IrFM 방식뿐만 아니라 교통카드 등에 사용되고 있는 무선주파수(RF) 방식의 지불·결제가 동시에 가능한 휴대폰을 이달 말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폰 지불결제 사업은 이동통신 단말기에 개인 이용자의 신용정보를 내장한 소형 칩을 장착,신용카드 전자화폐 교통카드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모바일 전자상거래의 기반이 되는 분야다. 특히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휴대폰 지불·결제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술이 표준화되면 향후 관련 기술의 해외 수출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까지 SK텔레콤은 자체 개발 기술을,LG텔레콤은 벤처기업인 하렉스인포텍이 개발한 줍(Zoop) 방식의 지불결제 기술을 사용했으며 KTF는 하렉스인포텍의 기술과 자체 개발 기술의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