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외 전화 요금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전화를 쓸 수 있는 정액요금제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유선전화 사업자간 요금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이날 시내.시외전화 요금에 한해 월 평균 통화료에 약간의 금액을 추가한 정액요금을 납부하면 무제한 시내외 전화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정액요금제' 도입을 발표하자 하나로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이 제도 도입 방침을 밝혔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KT와 마찬가지로 이달 중순 시내전화요금에 정액요금제를 도입할 방침"이라며 "하나로통신의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 이용자에 한해 9천원이하의 월정액요금을 내면 무제한 시내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요금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KT가 받는 기본요금인 5천200원으로 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식으로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월정액 시내전화요금 제도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외전화 사업을 하는 데이콤도 KT가 맞춤형 정액요금제를 실시하는 10일을 전후해 KT보다 저렴한 정액요금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시외전화 사업자인 온세통신도 정액요금제를 연내에 도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KT는 이번 맞춤형 정액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하나로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후발 사업자들과 서로 가입자를 끌어가기 위한 과당경쟁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후발 사업자의 경우 KT보다 요금이 비쌀 경우 경쟁력을 잃고 설자리가 없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통신서비스 시장이 음성통화에서 데이터통화로 넘어감에 따라 음성서비스의 가격인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추세여서 이번 정액요금제가 유선사업자간 음성통화 요금 인하 경쟁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텔레콤이 기본요금을 대폭 낮춘 미니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이동전화 시장에서 가격경쟁 바람이 불고 있다"며 "유선 서비스 시장에서도 정액요금제 도입을 계기로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