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1998년부터 2년간 대덕연구단지는 30년 역사상 가장 큰 시련기를 맞았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광풍이 대덕을 휘감으면서 30%에 달하는 연구인력이 현장을 떠났다. 가장 규모가 큰 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인 9백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대학이나 벤처기업 등으로 빠져 나갔다. 최근 들어 연구원들의 이직률은 크게 둔화된 상태지만 '탈(脫)대덕단지' 현상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게 연구단지관리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대덕연구단지의 중추역할을 하는 고급 박사인력의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덕단지에 근무하는 박사급 인력의 이직자는 모두 6백74명. 이들중 상당수가 유능한 30∼40대 젊은 박사들로 좀더 안정적이고 전망 있는 직장을 찾아 스스로 연구소를 떠났다. 구조조정으로 강제퇴직한 연구원들도 50여명에 달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연구원도 적지 않았다. "해외박사 출신자들중 외국대학이나 연구소 기업에서 제의만 오면 조건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옮겨가고 있다"는게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는 정부 및 산업계의 지원이 서서히 되살아나면서 대덕 연구소들이 신규 연구인력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지원율이 크게 낮아졌을 뿐 아니라 채용하더라도 석.박사과정을 마친지 얼마 안된 신입 연구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경력자 채용은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 출연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벤처 열풍이 꺼지면서 당시 벤처 등으로 나간 중견 연구인력을 대상으로 복귀 의사를 묻기도 한다"며 "그러나 자존심 때문인지 다시 연구소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