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인터넷 세상만큼 빠른 시간내 극심하게 변화하는 곳도 드물다는 점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도산하거나 자취를 감추는 일을 종종 본다. 대마는 불사라며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건 이제 잘못이다. 이런 극심한 변화 속에서 생존하려면 변화의 방향을 따라가는 유연성과 효율성, 창의성이 필요하다.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기차에서 사람이 뛰어내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주로 속도가 느릴 때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기차는 그래도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보다는 훨씬 빠르게 달려간다. 뛰어내리는 사람들은 보통 기차가 달리는 방향으로 몸을 숙이고 빠른 발걸음으로 뛰어 내려야 아무 탈이 없다. 그냥 걷는 자세와 속도로 뛰어 내리게 되면 크게 다친다. 변혁의 시대에는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디지털 세상에선 바로 CEO가 그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적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회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기업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국내 통신분야 최고 기업의 CEO로 있는 한 사장이 임직원들과 등산을 갔다. 먼저 출발한 직원들은 그보다 앞서 정상을 정복하고 하산했다. 산중턱에서 직원들과 마주친 사장은 정상까지 올라가기도 난처하고 그냥 직원들과 내려오기도 어려운 엉거주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때 함께 등반한 한 직원이 "CEO가 서있는 곳이 바로 정상"이라고 말해 어색했던 순간을 모면하고 직원들과 하산했다는 얘기가 있다. 'CEO가 있는 곳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말은 인터넷 경영에서 시사하는 점이 많다. 단지 외형만 CEO여서는 안된다. 순간마다 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함은 물론 비즈니스의 방향과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런 CEO에게 디지털 창의력이 요구되는 까닭은 과거 아날로그시대에서나 가능했던 'CEO가 부하직원이 올리는 서류를 결재만 하던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다. CEO들은 이제 사업의 현재를 정확히 이해해 앞으로의 비전을 확실히 제시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도 함께 갖춰야 한다. 물리적인 높낮이의 개념이 사라지고 외형적인 크고 작음이 별로 문제가 안되는 인터넷 세상. 이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CEO가 있는 곳이 바로 정상'임을 인정해 주는 경영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 에스이(주) 사장 kangsehoh@dreamw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