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연분만을 통해 1마리의 대리모에서 6마리의 복제돼지를 한꺼번에 출산시키는데 성공했다. 경상대 농대 축산과학부 김진회(金珍會.44) 교수팀과 조아제약[34940]은 사람의적혈구 생성을 촉진시켜 산소공급작용을 돕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유전자를 주입한 복제돼지 암컷 6마리가 19일 오전 4시께 태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운데 1마리는 태어난 지 1시간 뒤 수유과정 중에 죽었다. 지금까지 1마리의 대리모에서 최대 4마리의 복제돼지가 탄생한 사례가 외국에서 보고된 적은 있으나, 자연분만을 통해 6마리가 한꺼번에 태어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김 교수팀은 지난달 14일도 같은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복제돼지를출산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이들 돼지는 보름만에 폐사했다. 김 교수는 이번 복제돼지 출산을 위해 지난 4월 중순 사람의 EPO유전자가 주입된 `듀록'종 돼지의 체세포(섬유아세포)를 떼어낸 뒤 핵을 빼낸 공여난자에 주입하는 체세포복제 방식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살아있는 돼지에서 난소를 채취했던 기존의 복제연구와 달리 이번에는 도축장에 버려진 돼지 난자를 이용, 윤리적인 문제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진이 출산 직후 이들 돼지의 탯줄혈액을 채취해 다중효소중합연쇄반응(PCR) 방법으로, 1차 간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EPO는 검출되지 않았다. 신부전증과 만성빈혈, 항암치료 보조제 등으로 사용되는 EPO는 1g당 가격이 자동차 100대 가격(83만달러)과 맞먹는 고가의약품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만 연간 각각1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비를 지원한 조아제약은 김 교수팀이 이번에 복제돼지 생산기술을 확립한것으로 보고, 형질전환 연구에 주력할 수 있는 `복제돼지 형질전환 양산시스템'을경남 함안에 갖출 계획이다. 김 교수는 "복제돼지 6마리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것은 연구팀의 독자적인 복제기술이 세계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1차 검사에서는 형질전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종 형질전환 여부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진주=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