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밤낮없이 고생하신 윗분들! 먼저 휴가 다녀오세요. 윗분들이 안가시면 저는 화끈하게 동남아로 10일 휴가 다녀올래요." "수고했네. 그동안 일이 생기면 내가 처리하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민영기업으로 새로 태어나는 KT(옛 한국통신)가 이같은 글이 담긴 삽화를 전 직원들에게 e-메일로 돌리는 등 직원들을 휴가지로 내몰고 있다. 18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말부터 사내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휴가 당당하게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KT가 공기업의 비효율적인 관습을 털어내기 위해 매달 한가지씩 버릴 것과 받아들일 것을 정해서 실천하는 `원인(One In), 원아웃(One Out)' 프로그램에서 채택된 것. KT는 연간 20일의 연차를 이용해 휴가를 다녀올수 있지만, 그동안 임원들은 대부분 휴가를 가지 않았으며 부장, 국장 등 간부급 직원은 통상 1∼2일, 일반 직원은 2∼3일 가량 휴가를 다녀왔었다. 하지만 이번 캠패인에 힘입어 올해는 대부분 직원들이 일주일씩 여름 휴가를 쓰고 있으며 이미 여름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도 상당수 가을이나 겨울에 한 차례 더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KT의 신병곤 홍보실장(상무)은 솔선수범하기 위해 이달초 일주일 휴가를 다녀왔으며 정태원 부사장, 송영한 기획조정실장(전무), 남중수 재무실장(전무) 등 임원들은 오는 20일 신임 이용경 사장 취임 이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KT가 민영기업답게 고객의 요구에 순발력있게 대응하려면 직원들부터 직장에 만족해야 된다"며 "상사 눈치보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즐겁게 일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회사 풍토를 만들자는 것이 이번 휴가 캠페인의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