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국가 차원의 `배아줄기세포주은행'이 설립된다.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단장 문신용 서울대 교수)은 배아줄기세포의 체계적 연구를 위해 국내 연구기관들이 각기 보유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주를 공급받아 세포주은행을 설립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세포주은행은 내년까지 서울대 의대 임상의학연구원 내에 설치될 예정이다. 배아줄기세포주는 수정 후 4∼5일 정도 된 포배기 배아에서 분화직전의 내부세포 덩어리를 떼어 내 분화를 강제로 멈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 세포주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다시 분화를 유도하는 기술이 줄기세포 연구의 핵심이다. 사업단은 앞으로 10년간 150억∼200억원의 연구비를 세포주은행에 투입, 우선 1단계로 내년까지 배아줄기세포주 30개를 확보한 뒤 이후 이 은행을 통해 매년 10개의 배아줄기세포주를 새로 발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마리아병원 박세필 박사팀과 차병원 정형민 박사팀, 미즈메디병원 윤현수 박사팀, 서울대 문신용 교수팀 등이 모두 20여개의 배아줄기세포주를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사이언스지 최근호(9일자)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세포주은행에 등록된 6개국 78개의 세포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6개 세포주(3개기관) 가운데마리아병원(3개)과 서울대(1개)에서 등록한 4개만 연구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실제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포주는 이보다 훨씬적을 것으로 보인다. 문 교수는 "국가차원의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서는 줄기세포주를 확보해 연구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유용한 줄기세포주를 보관하고 있고 연구목적의공동사용에 동의하는 연구기관은 세포주은행사업에 동참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