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가 변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서울대 공대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개혁의 방향과 정도다. 서울대 공대가 그리는 미래모습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서울대 공대는 엔지니어로서의 우수한 전공지식 및 창의성의 바탕 위에 사회적 경제적 접근능력과 기획능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을 산업화하고 산업을 경영하며 나아가 국가와 사회 문제를 공학적 사고로 해결할 수 있는 산업 및 사회 지도자(Global Technical Leader)를 육성하는 것이다. 서울대 공대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우수한 엔지니어를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 따라서 국가 사회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선진국에서도 엔지니어 교육을 국가가 맡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의 경우 게이오대 와세다대 등 사립대들은 공학 교육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공과대의 교수 대 학생 비율은 1 대 40 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중.고등학교에도 뒤지는 것이다. 이래서는 창의성이 중시되며 실험실습이 필요한 공학 교육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공과대의 교수진 및 시설확충은 국가가 할 일이다. 흑백 TV를 만들 수밖에 없는 공장을 지어 놓고 그곳에서 생산된 TV에서 컬러가 제대로 안나온다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 둘째 공대생들에 대한 직접 지원도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공계생에 대한 교육경비를 사회가 여러가지 형태로 부담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까지 이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도 대부분 학비를 걱정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대 학부 및 대학원생에 대한 학비 지원과 기숙사 문제는 일류 엔지니어를 육성하기 위해 꼭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셋째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특히 입시제도를 개혁, 창의성 있는 학생을 대학이 자체 판단으로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수능시험 성적에는 창의성이 반영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본다. 넷째 지식기반 정보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관리 체제에도 과학기술 마인드가 접목되어야 한다. 정부 정책결정 과정 등에 기술 전문가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시 위주의 정부관리 임용제도를 개선, 이공계 전문인력 특채를 대폭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