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성주씨(29)는 최근 1주일간의 황금같은 여름휴가를 집에 틀어박혀 보냈다. 인터넷에 푹 빠져 사느라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날 겨를조차 없었던 것. 얼마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자신의 홈페이지를 뜯어고치기도 하고 한동안 뜸했던 인터넷 동호회까지 챙기느라 휴가가 짧기만 했다. 정씨는 게임도 실컷 즐겼다. 화려한 그래픽 뿐아니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재미를 안겨주는 온라인게임 뿐아니라 요즘 인기있는 PC게임도 두루 섭렵했다. 평소때 같으면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일이다. 정씨 뿐 아니다. 이른바 '방콕(집에 틀어박혀 지냄)'하면서 인터넷 등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으로 더위는 물론 색다른 재미까지 만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며 눈요기하는 것도 실속파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안겨준다. 무엇보다 무더위 속에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 마우스를 클릭하기만 하면 필요한 물건을 그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고 이 사이트,저 사이트를 서핑하며 가격을 비교해 보는 쏠쏠한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경매사이트에 들르면 가격을 흥정하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면학(勉學)도 빼놓을 수 없는 피서법이다. 그렇다고 더운 날씨를 무릅쓰고 이곳저곳 학원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는 물론 각종 자격증시험까지 대비할 수 있다. 학원을 찾아다니며 수강하는 것보다 인터넷 교육사이트로 공부하는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자기 컨트롤만 잘 하면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이 더 효과적이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각자의 실력과 능력에 따라 차근차근 배울 수 있는 맞춤식 교육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개인교습을 받는 셈이다. 인터넷을 통한 공부가 금방 싫증나기 쉽다는 생각도 오산이다. 최근에는 게임이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 시간가는줄 모르고 학습에 전념할 수 있다. 교육과 게임을 접목한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게임이 뜨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부러 외우려면 쉽게 짜증나고 잊어먹기 일쑤인 원소기호도 게임을 통해 저절로 익힐 수 있다. 영어단어 암기나 수학 공부도 마찬가지다. 일정 분량의 학습을 마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학습동기를 북돋워 준다. 게임을 즐기면서 논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임도 인기다. 여름휴가나 방학동안 자격증을 따두려는 직장인이나 대학생에게도 인터넷은 유용한 수단이다. 짬짬이 시간날때마다 사이트에 클릭하면 자격증시험준비는 물론 넘쳐나는 무수한 자격증에 대한 정보도 꼼꼼이 살펴볼 수 있다. 더위사냥에는 뭐니뭐니해도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PC방에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물론 휴가중인 직장인들로 북적댄다. 게임삼매경에 빠져 더위를 날려버리려는 게이머들이다. 소름이 오싹오싹 돋는 호러게임은 물론 화려한 그래픽으로 시선을 뺏는 판타지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와 있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도 많다. 공부나 게임에도 물리면 이젠 인터넷 방송사이트를 서핑해 보자. 의외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 패션 취미는 물론 공포 전문 인터넷방송 사이트까지 다양하다. 인터넷방송의 참 맛은 TV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내용들이 많다는 것. 전문사이트를 일일이 서핑하기조차 귀찮아질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들러보자. 여기에도 '더위 퇴치방법'이 가득하다. 각종 괴기 영화나 이야기를 실은 콘텐츠가 즐비하다. 게다가 경품 등을 내걸고 이벤트도 열고 있어 실속까지 챙길 수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