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2실 3국 28과'로 구성된 미니 부처다. IT(정보기술)산업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직이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역할이나 파워는 종종 1970년대 수출 드라이브 시절의 상공부(현 산업자원부)와 비교된다. '주사가 민간기업 임원을 불러 호통칠수 있는 정부 부처는 정통부뿐'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정통부만큼 극적으로 위상이 변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체신부 시절엔 대표적인 비인기 부처였다. 체신부로 발령받은 고시 출신들은 다른 부처로 빠져 나가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정보통신 산업이 급속히 커지면서 정통부는 외형이나 내실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부처중 하나로 성장했다. 정보화촉진기금 통신사업특별회계 등 한해 7조원이 넘는 예산을 다룰 만큼 힘도 세졌고 어느새 고시 합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처가 됐다. 정통부를 이끄는 파워브레인은 크게 체신부에서 시작해 정보통신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은 관료와 타부처 출신 등 외인 부대로 나눠볼수 있다. 외부 수혈인사는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주류다. 지난달 11일 개각에서 정통부 새 사령탑이 된 이상철 장관은 기술과 비즈니스 감각을 함께 갖춘 순수 민간 출신 IT전문가다.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한국통신(현 KT)에서 통신망연구소장 무선사업본부장 등을 맡다가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사장, KT 사장에 올랐다. KT사장 시절 '잠자는 공룡을 뛰는 공룡으로' 만드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어떻게 하면 잘 구축된 IT인프라를 활용해 국민들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을 것인가'가 이 장관의 요즘 최대 관심사다. 지난 2월 기획예산처에서 정통부로 옮겨온 김태현 차관은 예산 세제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다. 조용한 성격으로 치밀한 업무처리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말을 하기보다는 주로 듣는 스타일이다. 노준형 정보통신정책국장과 양준철 국제협력관, 유영환 정보보호심의관, 신영수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단장도 김 차관처럼 EPB 출신이다. 정통부 안팎의 살림을 맡고 있는 변재일 기획관리실장은 국방부에서 공무원을 시작,국무총리실 산업심의관을 거쳐 98년 정통부로 왔다. 시야가 넓고 아이디어가 풍부한데다 브리핑 능력이 뛰어나다. 국가 정보화의 기치를 본격적으로 치켜든 남궁석 장관 시절 '사이버 코리아' 프로젝트 책임을 맡았다. 국내업체들의 북한내 이동통신 사업 참여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 6월 평양에 다녀오기도 했다.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은 기술직 대부로 통한다. 기술고시에 합격한 후 기상청으로 발령나자 체신부에 가겠다며 사표를 낸 뒤 다시 시험에 도전, 합격한 일화로 유명하다. 95년 기술심의관 시절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 국익 차원에선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뚝심으로 이를 관철해 한국을 CDMA 종주국으로 만든 일등 공신중 한 명이다. 전파방송관리국장 지원국장 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행정 경험이 풍부하며 IT 전문 지식은 정통부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달 하순에 모교인 한양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자기계발에도 열심이다. 정보화기획실에는 유영환 정보보호심의관과 정경원 정보기반심의관이 김 실장을 도와 e코리아 건설에 힘쓰고 있다. 유 심의관은 행시21회 최연소 합격자로 합리적이면서도 머리 회전이 빠르며 정 심의관은 온화한 성격으로 따르는 부하직원이 많다. 2조7천억원대의 정보화촉진기금을 관리하고 각종 IT법령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노준형 정보통신정책국장은 정보통신부 초고속망구축기획단을 만들 때 재정경제부에서 옮겨와 초고속망 구축계획을 입안하는데 관여했다. 원만한 성격에 화합형 인물이다. 무려 3천3백여건에 이르는 통신 규제 업무를 총괄하는 한춘구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육사를 졸업한 이른바 '유신 사무관' 출신이다. 우직하고 고지식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의 KT지분 인수, 통신시장 3강정책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종종 곤욕을 치렀다. 양준철 국제협력관은 성실하고 원만한 업무처리가 돋보인다. 청와대 경제수석 보좌관과 산업통신비서실을 거쳐 정통부에 왔으며 이동통신 해외 진출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차관과는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이성옥 전파방송관리국장은 체신부에서 잔뼈가 굵은 IT 전문가다. 전산관리소장 정보기반심의관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주파수 분배와 사용허가,전파자원 관리, 디지털TV 보급과 디지털방송 성공적 정착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유필계 공보관은 정책총괄과장 통신기획과장 등을 거쳤다. 강현철.김남국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