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나이 추정과 은하 형성 과정 연구를 위해 꼭 풀어야 했으나 63년동안 규명되지 못했던 천문학계의 난제를 국내 연구진이 해결해 화제다.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 연구단 이영욱(41) 교수와 윤석진(31) 연구원은 '오스터호프 이분법'(Oosterhoff Dichotomy)을 설명하는 '은하 외곽 구상성단의 특이정렬'(An Aligned Stream of Low-Metallicity Clusters in the Halo of the Milky Way)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은하계의 중심에 가까운 구상성단들은 은하가 처음 형성될 때 같이 만들어진 반면 은하의 외곽에 분포하는 구상성단들은 대부분 외부에서 나중에 유입된 것임을 규명했다. 이는 150여개의 구상성단들이 원자번호가 큰 원소의 함량 등 특정 물리량을 기준으로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지는 현상인 '오스터호프 이분법'에 대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구상성단들이 은하계에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 1939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오스터호프는 공 모양으로 수만~수십만개의 항성이 모여있는 구상성단을 관측하면서 구상성단들이 성격이 다른 두 집단으로 나눠진다는 점을 알아냈으나 그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었다. 연구팀은 지난 99년 우리은하에서 가장 큰 구상성단으로 알려졌던 '오메가 센타우리'가 사실은 우리은하에 유입된 위성은하라는 사실을 밝힌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연구를 급진전시켰다. 윤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오메가 센타우리'같은 위성은하가 우리 은하에 유입됐다면 그 위성은하에 있던 구상성단들도 같이 유입됐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3차원 공간에서의 성단 분포와 운동을 연구했다. 이 결과 원자번호가 큰 원소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존재하는 성단들이 모두 우리은하의 바깥쪽에 위치한 특정 궤도면에서 조직적으로 운동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97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는 은하탐사 인공위성 갤럭스(GALEX) 발사 계획에 참여해 관련 연구를 수행하던 도중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탐사계획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오스터호프 이분법 문제를 집중 연구하게 됐다"고 연구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연구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자외선 은하연령 측정법을 이용한 은하의 진화와 우주의 나이 계산에 이번 연구결과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은하의 나이는 지금까지 알려졌던 120억년보다 10억년 이상 늘어나게 된다. 윤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는 8월 박사학위를 받게 되고 연구팀의 논문은 26일 발간되는 미국의 과학학술전문지 '사이언스'에 해설과 함께 수록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