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도둑사이트'가 등장해 경찰이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이 훔친 물건과 훔친 장소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훔치기의 모든 것'이라는 `도둑들의 모임'이 바로 그것. 18일 이 사이버모임에는 시계, 가방, 음반 등 가벼운 절도 내력부터 시작해 만취자를 폭행해 돈을 빼앗는 이른바 `퍽치기'나 집털이를 하다 철창신세를 진 자신의 무용담까지 올라있다. 지난해 1월 개설돼 회원수가 180여명에 달하는 이 사이트는 `훔친 물건 소개',`훔치기 좋은 장소', `루팡들의 일기장' 등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입자들은 `계획까지 다 짰고 5.5대 4.5로 나눌 계획. 아리랑치기와 아가씨들을 상대로 작업을 할 것'이라거나 `돈 필요하면 연락해라'며 동업자를 구하는 글들도 공공연히 올려놓고 있다. 게다가 `돈되는 것은 뭐든 할테니 연락달라', `돈이 너무 필요하다'며 자신의 e메일을 남긴 글들도 있는가 하면, 자신이 훔친 물건이라며 사진을 올려놓은 가입자도 있다. 심지어 한 회원은 `절도시 강간이나 살인은 절대 하지 말 것이며, 3명이상 작업해서도 안된다. CC카메라와 지문을 조심하라'는 등의 `절도수칙'까지 친절히 `조언'하기도 했다. `소매치기 방법을 알려달라', `CD는 어떻게 훔치느냐', `자판기 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등 `초보 또는 잠재적' 절도범의 절도방법 문의글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내용으로 봐선 대부분 신빙성이 떨어지거나 장난으로 보이지만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