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118번과 116번에 해당하는 초중량(超重量) 원소가 발견됐다는 연구성과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과학계에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국립연구소의 공식 소식지에 따르면, 로렌스연구소의 찰스 섕크 소장은 최근 연구소 직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지난 1999년발표된 초중량 원소의 발견은 당시 15명으로 구성된 연구팀 중 1명이 과학적인 부정행위를 저지른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로렌스연구소는 이 연구를 수행했던 똑같은 팀과 다른 과학자들이 이후실시한 실험에서 같은 결과를 낼 수 없게 되자 새 원소 발견 발표를 취소했으나, 그원인이 조작된 실험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섕크 소장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실험 조작과 관련된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연구소 직무수행이 중지된 후 해임된 물리학자 빅터 니노브로 확인됐다고 여러신문들이 보도했다. 로렌스연구소의 초중량 원소 발견 성과는 지난 99년 6월 `피지컬 리뷰 오브 레터스'(Physical Review of Letters)에 발표됐으며, 이 발표의 취소도 지난해 물리학소식지에 제출됐다. 당시 로렌스연구소가 원자번호 118번과 116번의 새로운 초중량 원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세계 물리학계에서 큰 관심을 불러 모았었다. 이는 30여년전 양성자 114개와 중성자 184개 정도로 이뤄진 원자핵을 가진 원소에 대해 `안정된 영역'(island of stability)이 존재할 수 있음을 예측한 글렌 시보그 박사의 이론이 옳음을 입증하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로렌스연구팀은 당시 88인치 크기의 사이클로트론에서 납 원소(Pb-208)와 고에너지의 크립톤 이온(Kr-86)을 충돌시켜 원자핵이 양성자 118개와 중성자 175개로 이뤄진 원자번호 118번의 새 원소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연계에서 안정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양성자 92개와중성자 146개로 이뤄진 핵을 가진 우라늄(U-238)으로 이보다 더 무거운 원소는 핵반응기나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에서만 생성, 확인될 수 있다. 우라늄보다 무거운 원소는 수억-수조분의 1초 이하라는 짧은 시간 존재했다가바로 붕괴돼 버리지만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원자핵의 구조를 밝혀내는 것은 물론우라늄보다 무거운 원소들의 화학적 성질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버클리 A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