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를 세계표준으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피"가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의 "사실상 표준"이 되면 세계 시장을 석권할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PC의 운영체제(OS)처럼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기본 소프트웨어다. 3GPP에 국제표준 제안=정부는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3GPP(비동기 IMT-2000 국제표준제정포럼) 표준화 회의에 "위피"를 국제표준안으로 상정했다. 국제표준으로 채택 여부는 연내 최종 결론이 난다. 현재 "위피"와 퀄컴의 "브루"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1~2건의 기술이 국제표준이 될 전망이다. 복수표준이 채택될 경우 다시 "사실상 표준"이 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위피"개발을 주도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기철 이동통신연구소장은 "퀄컴의 "브루"는 기술 공개 범위가 "위피"에 비해 좁고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제한이 있다"며 ""위피"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위피의 기술 공개 범위가 넓어 개발과 사용상의 제약이 훨씬 적다는 얘기다. 차이나유니콤,썬과의 협력가능성="위피"의 국제표준 선정에 한국과 중국의 협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은 오는 10월부터 제공하는 cdma2000 1x 서비스의 플랫폼 선정에서 "위피"와 "브루"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제안서 제출을 요구받은 상태다. 또 3GPP회의가 진행중이던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한.중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술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중간 협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정부는 적어도 "위피"가 차이나유니콤의 복수표준중 하나로 채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 썬마이크로시스템과 ETRI는 "위피"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동개발하기로 최근 합의해 "위피"의 우수성이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핀란드 노키아도 무선인터넷 플랫폼 "오마"를 내놓고 "위피"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퀄컴의 세계 이동통신시장 장악을 견제하기 위한 "반(反)브루" 진영이 "위피"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표준 문제도 풀려="위피"가 국제표준으로 선정되면 "위피"를 국내표준으로 받아들이는데 난색을 보여온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도 자연스레 "위피"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F등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퀄컴이나 자바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