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새로운 응원문화로 떠오른 길거리 응원에 휴대폰이 한몫을 톡톡히 해냈다. 4일 한.폴란드전부터 한.미전(10일)과 한.포르투갈전(14일), 그리고 18일 월드컵 8강신화를 창조한 한.이탈리아전에 이르기까지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전국의 광장에서는 어김없이 수십만의 인파가 운집, 길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사상최초의 8강 신화를 이룩한 한.이탈리아전때는 서울 시청앞 광장과 세종로에는 110여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00여만명이 대형 전광판앞에서 한국팀의 승리를 연호했다. 이처럼 수백만명의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도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었던 것은 인구대비 63%의 보급률을 자랑하는 휴대폰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팀의 경기가 있던 날 경기장 주변은 물론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 대형 광장에서는 휴대폰 통화량이 평소대비 최고 8배이상 늘어났고 일부지역에서는 일시적인 통화장애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TV 방송사들이 한국팀의 경기도중 ARS(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 경기결과 맞추기 퀴즈를 진행했을때는 일부 ARS번호에 휴대폰 통화가 폭증하는 바람에 불통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4일 한.폴란드 경기때 SBS의 경기결과 맞추기 퀴즈의 접속번호인 200-2002번에 통화가 폭증, 011 및 017 휴대폰의 통화콜수는 당초 예상 통화량인 시간당 200만콜을 훨씬 초과한 800만콜을 기록, 결국 접속차단 조치까지 취해졌다. 이같은 일시적인 통화장애 현상이 있었지만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체들은 통화량 폭증에 대비해 가용 기지국을 총 동원하는 등 사전 준비로 인해 우려할만한 통신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업계의 관계자는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속에서도 미아가 발생하거나 주변 동료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면서 "응원나온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친구나 동료들과 수시로 연락했고, 멀리 떨어진 친구나 가족들에게도 휴대폰을통해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포르투갈전 때 관람객들은 같은 시간에열린 미.폴란드전의 결과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실시간으로 확인, 한층 즐거운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다. 미.폴란드전 결과에 따라 한국팀의 16강 진출가능성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당시 폴란드가 미국을 3대 1일로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받아본 관중들은 포루투갈과의 경기를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을 지켜본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저마다 휴대폰을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한국이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점을 실감하는등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정보화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