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시절 시골에서 서울로 수학여행을 온 적이 있다. 첫 서울 나들이에서 경복궁 창경원 비원과 같은 고궁과 국립묘지 등 서울의 이름난 명소들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절 과학기술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던 터라 창경원 옆 국립과학관을 방문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960년대 서울에조차 흑백 텔레비전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에 이미 그곳 미래관에는 컬러 텔레비전 방송국의 모형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그 당시 서울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겠지만 정보에 어두운 시골에 살던 사람들, 그리고 라디오 방송에만 익숙해 있던 시골의 어린 학생에게는 컬러방송으로 생생하게 모습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꿈이자 기대였다. 그 당시 이러한 컬러 텔레비전 외에도 생각하는 기계, 움직이는 도로, 저절로 가는 신발 등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기계, 기구의 출현을 생각한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린 시절 꾸었던 과학기술의 꿈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70년대 전자계산기가 일반화되어 자동적으로 계산하는 기계가 출현하고, 큰 백화점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움직이는 도로의 모습이 현실화되었다. 세월이 흘러 80년대 초기에는 어린 시절 방문해서 꿈을 갖게 했던 국립과학관에 직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 때 전시되었던 미래관의 인상적인 기술은 영상전화였다. 소리로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통신시대에 모습과 음성을 모두 담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꿈으로 다가왔다. 그후 20여년이 흘렀다. 지금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80년대 초기 전시장에서 보았던 영상전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넷미팅(NetMeeting)을 포함해 다양한 국내외 영상전화 솔루션이 출시되고 있다. 20년 전 꿈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90년대 초기에 미국의 휴렛팩커드사는 '꿈의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미래 병원의 모습을 담고 있는 비디오를 만들어 보여준 적이 있다. 휴렛팩커드사는 그 때부터 벌써 인터넷의 활성화로 언제 어디서나 병원의 직원들과 진료진, 그리고 환자들간에 영상대화하고 멀티미디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산재인터넷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의 생활 중심에 인터넷이 활용되는 산재인터넷 시대는 접근하며 기술과 생활이 융합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의 성숙으로 지난 날보다는 더 빠른 속도로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던 기술들이 출현하여 발전하고 있다. 꿈을 가진 비즈니스는 미래에 반드시 실현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진다. 오늘날 인터넷 비즈니스의 흥함과 쇠퇴가 반복되는 동요의 시대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난 2~3년간의 흐름을 돌이켜 보면,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유행을 따라 지나가는 비즈니스는 그 생명주기가 길지 않을 것이다. 꿈을 담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터넷비즈니스야말로 하루 아침에 반짝였다가 사라지는 아침이슬과 달리 지속적으로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영속적으로 생존하며 유연하게 가치를 변화시켜 가는 의미있는 비즈니스로 남아 있지 않을까. < 에스이(주) 사장 kangsehoh@dreamw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