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어린이날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던 사람들 대부분은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짜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는 마땅히 할 일을 찾기 어려운데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차를 끌고 나갔지만 십중팔구 '고생길'을 피하기는 어려운게 우리 현실이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가족들과 마음대로 편안한 집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우수한 콘텐츠를 가진 사이트를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 검색 기능을 활용, 좋은 사이트를 찾기는 사실 하늘의 별따기다. 불법 음란정보가 두렵기도 하고, 청소년용 사이트라도 객관적으로 질이 우수한지 여 부를 알기 어렵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best.icec.or.kr)의 '청소년 권장 사이트'는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준다. 청소년 권장 사이트 운영팀의 1차 심사와 전문가의 2차 심사를 거쳐 인증을 해주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가진 사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전통문화 뉴스 스포츠 생물 등 다양한 장르별로 네티즌들이 웹서핑을 통해 추천한 우수 사이트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번잡한 유원지를 찾는 것도 좋지만 인터넷으로도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도 권해볼 만한 일이다. 노란색 바탕화면에 하얀 꽃씨가 날리는 초기화면이 인상적인 '애기똥풀의 집'(www.pbooks.net)에 들어가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동화작가 허은순씨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에는 동화책 정보가 가득하다. 창작 동화도 많아 어린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사이트 운영자가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에피소드는 매우 인상적이다. 애기똥풀은 봄에서 여름까지 산기슭이나 들, 길가에 노랗게 피어나는 두해살이 풀이다. '꾸러기들의 지킴이 예은이네(picture.news21.org)'란 긴 제목의 사이트를 가족들과 함께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허승환씨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메뉴는 과학실험 코너. 인터넷상에서 직접 잔상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은 물론이고 탁구공을 뜨게 하는 방법, 물 속에서 타는 촛불을 만드는 방법 등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실험할 수 있는 내용들이 쌓여 있다. 재미있는 놀이 코너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수없이 많이 소개돼 있다. 뿌리를 찾아서(www.rootsinfo.co.kr)란 사이트에는 한번쯤 궁금하게 여겨본 족보와 조상에 대한 궁금증을 완전하게 해결해 준다. 국내에 현존하는 2백74개 성씨와 3천여개의 본관별로 시조와 유래, 유명인물, 항렬자, 계파, 인구수 등을 검색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해 한자를 최소화했을 정도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외국의 성씨와 족보, 촌수따지는 방법 등도 눈에 띈다. 박물관에 가느라 고생할 필요도 없다. 가상과학박물관(ruby.kisti.re.kr/~museum)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가 특히 취약한 자연사 박물관을 가상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생물다양성관에는 우리 고유의 생물종을 경험할 수 있고 민속식물, 버섯, 곤충, 담수 및 연안어류, 패류, 화석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1만여종의 방대한 자료가 네티즌을 유혹한다. 과학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사이언스올닷TV(www.scienceall.tv)는 과학을 어려워하는 청소년을 위해 퀴즈, 호기심 싹틔우기, 과학마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권혁진의 수학마당(pdex.kaist.ac.kr)은 '시험과 무관하게 공부할 때 수학은 가장 재미있다'는 모토를 내세운 사이트. 기하학 등 다양한 수학적 문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