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서버백신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의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창(Steve Chang)이 안철수연구소를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경쟁자로 지정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한국트렌드마이크로에 따르면 스티브 창은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20개국의 지사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략회의에서 국내 1위업체인안철수 연구소를 `글로벌차원에서 경쟁자'로 지칭했다. 스티브 창은 당시 `앞으로 전략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안철수연구소의 텃밭인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안철수 사장 개인에대해서도 깊은 관심과 함께 경계심을 표명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안철수연구소가 지난해 243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64%로 국내시장을 틀어잡고 있긴 하지만 트렌드마이크로는 세계 서버백신 부문에서만 5천억원의 매출을기록한 서버백신 시장의 최강자. CEO인 대만국적의 스티브 창은 지난 88년 2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을 14년만에20개국에 지사를 거느린 덩치로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IT부문의 글로벌기업 CEO중에서는 보기드문 아시아지역 출신이기 때문에국내 벤처기업인들 사이에서 한때 벤치마킹 붐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글로벌 백신업체의 대표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인물이 해외지사 책임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국내 벤처업체를 경쟁자로 거론하자 업계에서는 다소놀라워하면서도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출규모에서 자기 회사의 5%에 지나지 않는 국내 벤처업체를 경쟁상대로 정한것은 향후 글로벌시장에서의 안철수연구소의 경쟁력과 잠재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데 업계의 분석이다. 또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후발주자인 안철수연구소가 최근 일부 바이러스 경보를 먼저 발령하는 등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경계심의 표출로도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스티브 창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국내의 포인트 보안솔루션 업체들과제휴해 안철수연구소를 고립시키기 위한 사업전략을 공식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주기도 했다. 또 일본시장에서는 마케팅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글로벌차원에서 안철수연구소견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해외지사가 설립된 국가에서 통상 1박 일정으로 체류하는 스티브 창이 방한당시 국내 솔루션업체 CEO들과 3일간 접촉한 것을 봐도 안철수연구소와 안철수 사장을 의식하는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