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공무원 하면 '탁상행정'을 일삼는 집단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죠. 탁상행정은 공무원이 독단적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행정담당자가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그런 말은 사라질 거예요. 어떻게 하냐고요. 인터넷이 있잖아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양병렬씨(35.행정 8급). 그는 일과시간이 끝나면 곧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고용촉진훈련 by 양병렬(mynetian.com/~ybylen)'에 접속한다. 실업자 재취업을 위한 훈련기관 및 훈련절차 등에 대해 질문하는 민원인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현재 양씨가 동사무소에서 맡고 있는 일은 고용촉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회복지업무와 주민등록발급업무. "고용촉진업무는 지난 2000년 3월 광주광역시 북구청에 근무할 때 맡았죠. 당시 실업자들에게 재취업 프로그램과 훈련기관을 효과적으로 소개하려고 홈페이지(employ.bukgu.gwangju.kr)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워낙 좋았습니다. 근무지와 업무가 바뀌었다고 모른 척할 수 없더라고요." 양씨가 '돈 안되는 부업'을 하고 있는 이유다. 양씨는 인터넷을 통해 실업자와 e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공부하는 공무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민원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려면 관련 법규를 꼼꼼히 살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양씨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부터 북구청은 다른 구의 재취업률이 20%대에 머물 때 40%를 넘어서는 성과를 올렸다. 양씨는 앞으로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사회복지관련 분야와 관련한 인터넷 상담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중앙 정부부처와 각 시.군.구 홈페이지에 민원인 게시판이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공무원이 홈페이지를 만들어 맡은 업무와 관련해 국민과 대화할 수있어야 합니다." 양씨의 적극적인 '전자정부론(論)'이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