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관식군은 매주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월요일엔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 3시간동안 실시되는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교육에서 취업에 필요한 많은 걸 배울수 있어서다. 이 학교 "온라인 ERP 수업"은 인터넷을 통해 당장 기업에서 일하더라도 큰 문제없이 ERP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실습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습 내용은 재무와 회계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기업정보화센터의 전문강사 강의를 학교 PC를 통해 배우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에서 ERP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비싼 시스템 가격때문에 일선 학교에서 ERP 교육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실업계 고교 정보화인력 양성계획에 따라 현재 덕수정보산업고 등 20개 고등학교에서 ERP시스템을 인터넷을 통한 ASP(응용프로그램임대)방식으로 교육하고 있다. 각 학교마다 40명씩 모두 8백명의 학생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는다. 1주일에 3시간씩 18주간 총 54시간 진행되는 ERP과정을 마치는 학생에게는 소정의 수료증이 주어지고 일정수준 이상을 구사하는 학생들에게는 "QU"라는 자격증까지 수여된다. 예산 문제로 ERP를 다뤄보지 못했던 학생들에겐 이런 기회가 더할나위없이 소중하다. 특히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이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취업에 성공하는 길이기도 해 호응이 높다. 정통부는 하반기에도 20개 학교에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과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