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호 < 정보통신산업협회 회장 > 나라의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키고 삶의 수준을 높이려면 최선의 수단이 정보통신 발전을 통한 'IT 강국'의 건설이다. IT 강국의 건설은 전문가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정보사회를 건전하게 가꾸어야 성취된다. 따라서 '참여와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지도력과 '기술발전과 생산촉진'을 위한 정책수행능력이 강조된다. 4월22일은 체신부가 1994년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된 후 아홉번째 맞는 정보통신의 날이다. 이날은 최초의 통신 주무 기관인 우정총국이 설립된 1884년 4월22일에서 연유됐다고 한다. 1백20년 전 당시에는 국제정세에 어둡고 밀려오는 외세를 감당하지 못해 국정이 극도로 혼란에 빠지게 된 상태에서 불만에 차있던 군대가 봉급을 제때 받지 못한 구실로 봉기한 1882년 임오군란의 역사가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매년 정보통신의 날이면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 계획을 진지하게 점검하게 된다. 우리는 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와 사회를 발전시키던 세계의 산업화에 동참하지 못해서 겪게 됐던 임오군란과 연이은 일본의 국토강점 같은 불행한 역사의 흐름을 극복하고, 정보통신시대에서는 당당히 선진대열에 서게 됐다. 초고속망, 인터넷, 이동통신, 반도체, 단말기, 정보보안, 각종 솔루션 등의 국내 기반과 수출 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이란 뜻이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IT산업을 벤치마킹하자"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발전의 특징은 역대 대통령과 장관들의 확고한 소신이 주도하고 우수한 공직자들이 뒷받침했다는 점이다. '관 주도와 민 추종'형이 주효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에는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창의력을 발휘해야 발전한다. 또한 세계적 기술을 상품화하고 경쟁력있는 생산체제를 갖추고 유지해야 한다. 지난 3월20일 양승택 정보통신부장관은 한국경제신문의 기고문 '글로벌 IT강국 건설을 위해'를 통해 이제 우리가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선진 모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지식정보강국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글로벌 리더, e-코리아'로 천명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로 하루 밤 사이에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고, 새로운 상품과 시장이 만들어지는 세계 속에서 'IT강국'의 건설은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몇 가지 제언한다. 먼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누구나 많은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자. 가정, 학교, 정부, 사회단체 등에서 정보통신망의 이용을 생활화하고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역기능과 윤리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전자정부의 실현과 학교의 전자교육이 앞장 설 때가 되었다. 둘째 정보기술을 자원절감과 생산의 효율화에 창의적으로 활용하자. 생산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이 자원을 절감하고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생산체제를 갖추고 유지해야 한다. 셋째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우리 상품의 국제 경쟁력을 배가하도록 하자. 정보통신 상품은 물론 기존 상품과 새로운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넷째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국민들은 편리하고 경제적인 생활을 하며 높은 문화생활을 향유하자. 의사전달, 주문형 서비스, 재택근무, 의료, 구매 등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더욱더 극소화 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정되어 있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신인도를 높여 수출촉진을 위한 기반을 만들자.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정보통신의 미래 비전과 지도력을 확실히 갖추도록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