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된 제3세대 이동통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이동통신)-2000'이 베트남에 진출하게 됨으로써 세계이동통신시장에서 한국 기술력의 우위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CDMA-2000'은 전송속도가 144Kbps이상으로 화상전송이 가능하며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데이터의 초고속 전송이 가능한 제3세대 이동통신이어서, 제4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으로 넘어가는 데서 기술적.상업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향후 전개될 세계 이동통신시장 석권 각축전에서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이동통신 회사들을 제치고 또다시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기회를갖게 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LG전자가 수주한 사업규모는 1차적으로 4천만달러이지만, 베트남 CDMA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최대 3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더욱이 부수적인 단말기 수입까지 합치면 부가가치 효과는 13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사안은 무엇보다도 이동통신산업에선 시장을 먼저 차지하는 `선점효과'가크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업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정보통신부 및 업계의분석이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여러 국가들이차세대 통신사업으로 CDMA-2000을 도입키로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에성공한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정부는 지난해 100억달러였던 IT(정보기술) 관련 수출규모를 올해는 150억달러로 높여 잡고 있다. 이번에 한국의 CDMA-2000이 처음으로 수출길이 열려 베트남 진출에 성공한 데는이한동(李漢東) 총리의 `뚝심외교'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 및 외교계의 전언이다. 이 총리는 베트남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LG전자의 베트남 CDMA 시스템 공급업체 선정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면밀한 사전정지 작업을 실무진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베트남 최고위 인사들과 만날 때마다 한국이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CDMA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베트남측은 이미 자체 평가에서 시스템 공급업체로서 LG전자의 우수성을 인정하고도 일본의 NEC, 미국의 모토로라 등 경쟁업체의 눈치를 보느라 발표를 미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측은 이 총리의 계속되는 `밀어부치기 외교'에 밀려 이를 공식화했다는 게 총리실의 설명이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