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시내전화 무선가입자망(WLL) 용도로 KT(옛 한국통신)와 하나로통신에 할당된 2.3㎓대역의 주파수를 회수,무선랜(LAN)용으로 재분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2㎓대역의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주파수 확보전에 이어 이 대역의 주파수를 얻기 위한 업체간 한 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2.3㎓대 무선랜용으로 재활용=정통부 관계자는 3일 "KT와 하나로통신에 나눠준 WLL용 2.3㎓대역 주파수가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등장과 음성전화 시장의 포화상태 등으로 경제성이 저하돼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다"며 "이를 무선인터넷 서비스용으로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내전화 기간망과 가입자 전화간 선로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WLL은 기본적으로 유선영역에 속한다"며 "현재로선 유선사업용으로 나눠준 주파수를 무선용으로 전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WLL용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주파수이고 무선랜용은 직접 소비자에게 서비스해 수익을 내는 주파수"라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주파수에 대해선 주파수 분배에 따른 출연금을 받지 않는 반면 직접 수익을 얻는 주파수는 출연금을 내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WLL용으로 쓰고 있는 KT와 하나로통신의 2.3㎓대 주파수를 회수해 출연금을 받고 무선랜 사업자에게 재분배하겠다는 뜻이다. 정통부는 6월까지 2.3㎓대역 주파수 재활용방안을 확정,하반기 중 주파수를 재분배할 계획이다. ◇업체간 논란=이같은 정통부 방침에 대해 1998년 주파수를 확보한 KT와 하나로통신은 기득권을 주장하는 반면 두루넷 데이콤 SK텔레콤 등은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2.3㎓대역에서 확보한 40㎒ 주파수는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데이콤측은 "WLL 용도로 할당된 주파수였던 만큼 공중 무선랜 서비스로 일종의 용도 변경을 하려면 먼저 주파수를 일괄 회수하고 이를 다시 사업자별로 적정하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광받는 2.3㎓대역=이 주파수는 유선선로를 설치하기 어려운 벽지 등에서 시내전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할당됐다. 현재 KT가 20㎒,하나로통신이 40㎒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WLL 기술의 효용성이 떨어지면서 하나로통신이 1백30여가구에서만 서비스할 정도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2.3㎓대 주파수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공중 무선랜 서비스에서 2.4㎓대역을 보완하는 주파수로 주목받게 되면서부터다. 2.4㎓는 커버리지가 AP(인터넷접속장치)당 50∼1백m밖에 안되는 데 반해 2.3㎓는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커버리지가 10∼20㎞에 달해 무선랜망을 구축하는데 훨씬 경제적이다. 현재 통신업체들은 2.4㎓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무선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무선랜 시장 선점을 위해선 2.3㎓대 주파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강현철·장규호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