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 `p43' 단백질의 암 억제기능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증명됐다. 과학기술부 창의적연구진흥사업단의 하나인 '단백질합성효소(ARS)의 세포조절네트워크 연구' 사업단(단장 김성훈 서울대 약대 교수)은 4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인체 내 `p43' 단백질이 위암과 폐암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2일 밝혔다. p43 단백질은 이미 20여년 전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지만 이 단백질의 항암기능이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p43 단백질이 주로 단백질합성효소(ARS.세포 내에서 유전자 정보를 단백질로 해독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와 결합, 효소의 활성과 안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이지만 특수한 조건에서는 세포 밖으로 분비돼 신호 전달물질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 p43을 주입해 항암효과를 분석한 결과, 위암에서는 p43을 투여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존율이 약 2.5배 증가했으며, 소량의 택솔과 함께 투여했을 때는 생존율이 4배까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p43을 투여한 쥐는 비교군에 비해 암의 성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암의 경우에도 비슷한 암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바이오벤처기업인 이매진(대표 김 준)과 공동으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p43의 대량생산 기술을 구축함에 따라 앞으로 이 단백질을 신규 항암물질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교수는 "p43은 혈관생성을 억제해 암의 진행을 막는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지만 독성이 높은 항암 치료제의 사용량을 줄이고 효능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며 "p43을 새로운 암 치료용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대량 생산 시스템과 구조 분석 등을 모두 확립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외국 저명 학술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로지컬 케미스트리(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등에 발표됐으며, 국내 및 일본, 미국 등에 특허가 출원됐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