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통합작업이 두루넷의 전용회선부문 SK텔레콤 매각추진을 이유로 한 하나로통신의 갑작스런 중단선언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이 "전용회선 매각방침을 철회할 경우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한편 두루넷도 "계속해서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고 입장을 밝혀통합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최근 두루넷과 통합을 위해 양사 공동으로 실사작업까지 추진해왔으나 두루넷이 최근 4천억원(장부가격 기준)규모의 전용회선사업부문을 SK텔레콤에 매각키로 가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통합을 위한 모든 작업을 완전히중단했다고 31일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지난달 27일 두루넷 이홍선(李洪善) 부회장이 신 사장에게 SK텔레콤과의 가계약 체결사실을 알리고 초고속인터넷 등 다른 자산에 대한 인수를 제의했으나 전용회선부문이 제외된 통합은 경쟁력확보 및 시너지 창출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해 제의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비밀리에 가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통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업체간의 신뢰를 일방적으로 깨뜨렸다"며 "이러한 행위는 최소한의 상도의 조차 지키지 않는 것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두루넷을 강하게 비난했다. 하나로통신은 이어 "두루넷의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SB)에 이를 시정해줄것을 재차 당부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두루넷이 SK텔레콤과의가계약을 파기해야만 통합의 재추진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1일 양사 통합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무 특별팀까지 구성함으로써 시작된 양사 통합논의가 중단되면서 통합 추진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하나로통신의 주장에 대해 두루넷은 "전용회선사업 부문을 포함한 6천억원대의 자산매각 추진작업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언론을 통해 공표한 바 있다"며 "더 나은 통합조건 마련을 위해 사옥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갑자기이를 문제삼는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두루넷은 전용회선사업의 비중에 대해서도 "전용회선 전문업체인 드림라인을 인수한 상황에서 실제 총매출의 15%에 지나지 않는 부문을 수용하더라도 별다른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또한 이 부회장이 인수를 제의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하나로통신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두루넷은 또 "SK텔레콤과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니라 `매각작업을 추진한다'는 의향서(MOU)를 작성했을 뿐인데 진행단계에 있는 타사의 보안사항을 일방적으로공개했을 뿐 아니라 협상 당사자인 우리를 따돌리고 소프트뱅크와 뒷거래를 추진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역공세를 취했다. 두루넷은 이어 "SK텔레콤을 상대로 전용회선 부문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에는변함이 없지만 하나로통신이 덩치가 큰 업체답게 성숙한 자세를 보인다면 계속해서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