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도메인인 `.kr'(닷케이알)을 관리하고 우리나라의 도메인 정책을 개발하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와 도메인업체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가비아, 넷피아닷컴 등 11개 도메인 업체들은 KRNIC에서 추진하는 `.kr 도메인 복수경쟁체제 도입'과 관련,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공동명의로 작성했으며 4월 1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성명서를 통해 KRNIC 출신이 설립, 지난해 10월부터 .kr 도메인 등록 서비스를 독점해온 ㈜아이네임즈 문제와 관련, "KRNIC이 복수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아이네임즈의 독점 체제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복수경쟁체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한번 아이네임즈에 도메인을 등록한 기업이나 개인이 다른 도메인 서비스업체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에 아이네임즈가 등록받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한 접근권한을 다른 도메인업체들에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메인 업체들이 성명서를 작성, 발표하기로 한 것은 KRNIC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KRNIC이 당초 지난 3월 .kr 도메인 등록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6월부터 등록대행 경쟁체제를 시행하려했던 일정을 6월중 업체 선정에 이은 7월 시행으로 늦추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도메인 업계 관계자는 ".kr 도메인 등록대행 업무가 좀더 일찍 완전자율화됐으면 여러 민간업체들의 경쟁을 통해 .kr 도메인이 `.com'(닷컴) 등 국제 도메인 못지않게 더욱 활성화됐을 것"이라며 "더욱이 KRNIC이 민영화 일정을 늦추면서 아이네임즈의 이익을 대변하려 한다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RNIC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kr 도메인의 등록대행 업무를 민간에 완전 개방하지만 앞으로 부실 도메인업체의 등록 서비스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kr 도메인 경쟁체제 도입이 다소 지연된 것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메인 업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연연해 KRNIC을 비난하고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