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옥희 박사와 한밭대 홍석봉 교수는 제올라이트(zeolite)를 합성할 때 주요 구성 원소인 알루미늄이 분포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의해 원하는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진 제올라이트를 선택적으로 합성하고 제올라이트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공성 물질들의 원소 분포 특성을 규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제올라이트는 0.3~20㎚ 크기의 구멍이 균일하게 분포된 물질로 이온 교환제, 촉매, 탈취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연구 결과 골격을 이루고 있는 규소 대신 알루미늄 등 원소가 어떻게 섞여들어가는지에 따라 만들어지는 제올라이트의 성질이 결정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제올라이트 구성 원소의 공간적 분포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분자 구조 분석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X선 회절 분석기로는 규소와 섞여들어간 원소를 구별하기 어려워 지금까지는 아무렇게나 원소들이 섞인다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X선 회절 분석기 대신 고체 핵자기 공명 분광기를 이용해 가장 널리 쓰이는 제올라이트 가운데 하나인 ZSM-5의 합성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제올라이트 합성에 쓰이는 규소와 알루미늄의 구성 비율에 따라 알루미늄이 자리잡는 위치가 달라지고 규소 성분이 적어지면 특정 위치에만 알루미늄이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맡은 한옥희 박사는 "제올라이트를 어떤 온도에서 합성하면 어떤 성질을 갖는다는 연구는 경험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규소 대신 치환되는 원소가 어떤 원리로 분포되는지를 밝혀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분석법을 이용해 제올라이트를 비롯한 다공성 물질, 반도체 등 여러 종류의 원소로 이뤄진 물질의 분자 구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