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 2월 KT(한국통신)와 하나로통신이 무선 초고속인터넷(또는 공중무선랜)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게 됐다. 물론 아직 서비스 가능지역이 수십곳에 불과하고 가입자가 사업자별로 수백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현재 AP(Access Point:인터넷접속장치)가 깔린 서비스지역에서는 혼잡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여서 역으로 무선 초고속인터넷의 진면목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시연해본 결과 속도와 품질면에서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똑같은 수준의 쌍둥이 인터넷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PC=KT의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내 만남의 광장에서 시연해봤다. 노트북을 부팅하자 무선랜카드의 고유번호인 맥어드레스(Mac address)로 1,2초만에 자동으로 사용자 인증이 됐다. 먼저 한 방송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2백Kbps로 쏴주는 동영상을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으로 살펴봤다. 유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똑같은 수준의 품질과 속도로 볼 수 있었다. 재생하는 동안 연결이 끊어지거나 영상이 단절적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없고 완벽하게 재생됐다. 인스턴트 메신저인 MSN메신저나 온라인게임인 리니지를 실행해도 특별한 불만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이어 메가패스닷넷으로 들어가 게임 코너에서 "FIFA 2002"란 15.4MB짜리 축구게임을 내려받아 보았다. 창에 나온 전송속도는 2백73KB. 유선 인터넷에서 이용자 접속이 많을 경우 전송속도가 10~20KB로 속도가 뚝 떨어지는 경우는 무선 인터넷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 유선구간은 2~5Mbps,AP와 노트북간에는 11Mbps 속도가 구현되기 때문에 페이지를 옮겨다닐 때도 유선 인터넷보다 훨씬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PDA(개인휴대단말기)=현재 PDA로도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하나로통신 뿐이다. 서울 서초동 센트럴시티 1층 호남선 매표소 앞에서 "하나포스 애니웨이"로 PDA 무선인터넷을 시연해봤다. 한손에 들어오는 PDA로 인터넷 사이트를 항해하는 기분은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터페이스인 펜으로 화면 위에 직접 글을 쓰며 e메일을 기자의 어드레스로 보내봤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다음 홈페이지 영화코너에서 "버스정류장"이란 예고편을 스트리밍으로 내려받기를 해보았다. 선명한 화질과 부드러운 프레임 연결이 실제 영화관에서 보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시연해보인 김종훈 하나로통신 무선사업팀 과장은 "월드컵 경기를 인터넷 생중계하게 되면 PDA로 충분히 현장감있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아직 PDA는 메모리(32MB 또는 64MB)에 한계가 있어 유선인터넷처럼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을 내려받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또 가장 많이 팔린 컴팩의 "아이팩"이란 PDA가 유선인터넷 해상도(8백x6백)와는 다른 2백40x3백20의 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PDA포털로 구축된 홈페이지에서만 제기능을 발휘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실제속도에서 cdma2000 1x EV-DO보다도 3배이상 빠른 속도와 저렴한 요금이란 메리트가 있어 PDA 포털의 발전과 PDA 자체의 기능보강은 급속히 진행될 전망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