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원장 박재갑)는 유전성 암의 일종인 `다발성 내분비 종양증후군 2형'의 원인 유전자를 검사하는 DNA 마이크로칩(올리고뉴클레오티드 마이크로칩)을 개발, 세계적 암 전문 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2월호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올리고 칩'에는 모두 67개 타입, 268개의 뉴클레오티드가 부착돼 있어 다발성 내분비 종양증후군 2형을 일으키는 RET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9시간 안에 97.4%의 정확도로 검사할 수 있다고 암센터는 설명했다. 다발성 내분비 종양증후군 2형에는 갑상선 수질암,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부신갈색종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연간 신규 환자수가 50명(전세계 5천명) 정도로 추정되는 희귀암이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의대 암연구소의 김일진 연구원은 "다발성 내분비 종양증후군 2형 환자의 95%에서 자식에게 유전되는 배선돌연변이가 나타나며 그 자녀가 같은암에 걸릴 확률도 50%나 된다"면서 "영유아 때부터 나타나는 이 유전성 암을 올리고칩으로 검진한 뒤 필요하면 갑상선 절제 등의 예방적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유전자 검사 장비는 엄청나게 고가인데다 검사 소요 시간도 최장1개월 정도 걸린다"면서 "올리고 칩은 일반병원이나 연구소에서 저렴한 이용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암센터는 이 유전자칩에 대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