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회장은 "독설"로 유명한 사람이다. 6일 전경련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조찬강연에서도 그는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룻 거스너 IBM 회장을 싸잡아 공격,특유의 독설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反)MS 선봉장인 맥닐리 회장은 이날 강연내내 MS의 차세대 웹서비스 전략인 "닷넷"(.net)을 "닷넛"(.nut 바보라는 뜻의 속어)이라고 폄하했다. 또 IBM은 돈만 있으면 (달려들어) 진공청소기로 빼내고 돈이 떨어질때까지만 제품을 공수해 주는 기업이라고 일갈했다. 맥닐리 회장의 강연내용을 정리한다. -----------------------------------------------------------------------------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창업했던 20년전에는 수 많은 기술자 그룹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2개 기술자 그룹으로 압축됐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주도하는 웹서비스 '썬 원'(SUN ONE)과 MS의 '닷넷'이 그것이다. 미국에는 '가장 많은 장난감을 갖고 있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뒤집어 설명하면 온라인 디렉토리에 부유한 구매자들의 정보를 많이 확보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아마존은 나의 정보를 전부 갖고 있다. 나의 취미는 물론 좋아하는 도서에 대한 정보도 갖고 있다. 그래서 골프신발을 내게 추천하지만 스타킹 따위는 추천하지 않는다(맥닐리 회장은 골프와 하키가 프로급이다). 차세대 웹서비스는 '언제,어디서나,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피스 전자상거래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등 모든 인터넷서비스를 이동전화 PC 가전제품 등 모든 디지털기기로 온라인상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한번의 로그인으로 금융 콘텐츠 e메일 등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개인서비스도 가능하다. 따라서 차세대 웹서비스는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의 환경이 '개방적'이어야 한다. 자바(JAVA)에 기초한 썬원 플랫폼의 강점은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아닌 다른 회사의 미들웨어 제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썬원은 확장성과 신뢰성,보안도 뛰어나다. 반면 MS 닷넷은 폐쇄적이다. MS의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확장성과 안정성도 뒤떨어진다. 패스포트를 통해 MS가 개개인의 모든 정보를 빼내간다는 점도 우려할 대목이다. MS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일본 유럽 한국 등지의 통신·케이블업체 등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MS의 투자는 헤로인(마약)이다. 헤로인도 처음에는 공짜로 준다. 투자를 받는 것도 좋지만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 나는 내 아이들이 MS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그는 최근 네번째 아들을 얻었다). 정리=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