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고화질 입체(3D)TV 기술을 개발하고 한·일 월드컵 기간 중 전국 9곳에 마련된 홍보관에서 시연한다. 특히 한국팀 경기는 생중계할 예정이어서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실황이 입체화면으로 중계되는 첫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 이성옥 국장은 6일 "월드컵 기간 중 전국 7개 도시,9개 홍보관에서 입체TV를 시연할 계획"이라며 "이번 월드컵은 세계 각국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입체TV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화질 입체TV가 시연되는 곳은 상암경기장 옆 평화의공원에 들어서는 서울시 월드컵 홍보관,여의도공원,코엑스 국제방송센터(IBC)내 월드컵 공식 홍보관(월드컵플라자) 등 서울 3곳과 광주 월드컵플라자,부산 대전 등 지방자치단체 월드컵 홍보관 등이다. ETRI는 이들 9곳에서 하루 2시간 남짓 입체TV를 시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월드컵 방송권자인 HBS측과 월드컵 경기 중계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양측은 예선 3게임을 포함,한국팀 경기는 모두 경기장 안에 3∼5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생중계하기로 했고 개막식과 3,4위전 또는 프랑스-우루과이전을 생중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안충현 ETRI 3DTV팀장은 "생중계가 없을 때는 재방송하거나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보여주려고 한다"며 "평화의공원 홍보관에선 3백인치 초대형 화면으로,다른 곳에선 1백20인치 화면으로 입체영상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TRI가 개발한 입체TV 기술은 눈의 원리를 그대로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대상을 쌍안경처럼 생긴 '3DTV카메라'로 찍어 2대의 빔프로젝터로 화면에 투사하는데 편광안경(셔터링글라스)을 낀 시청자는 왼쪽 카메라로 찍은 영상은 왼쪽 눈으로,오른쪽 카메라로 찍은 영상은 오른쪽 눈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ETRI는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3DTV카메라뿐 아니라 중계차도 자체적으로 제작했고 지난달 한국팀의 시범경기를 중계하는 등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안 팀장은 "3DTV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시험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기술적으론 당장에라도 상용화할 수 있으나 장시간 시청할 때 눈이 피곤해지는 점이라든지 주파수 문제 등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되기까지 2,3년쯤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