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실명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회원 증대에 급급해 실명확인 절차를 생략한 채 메일과 홈페이지 계정을 제공했던 인터넷기업들이 서버 비용을 절감하고 순수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실명제를 도입하고 있다. 실명 등록을 유도하는 한편 일정기간 사용하지 않는 메일 홈페이지 게임 계정을 삭제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제공업체인 네띠앙(대표 전하진)은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 실명 사용 의사를 확인하는 한편 확인에 응하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사용을 제한하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등 실명화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전체 90만개의 홈페이지 계정 가운데 약 20%인 18만개 계정의 사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계정정리 작업을 통해 확보한 서버 여유 용량은 기존 회원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지난달 25일 시작한 대량 IP 등록제를 통해 실명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메일을 통해 하루 1천통 이상을 보내는 대량 메일 발신자(개인·사업자)들에 대해 실명 등록을 의무화한 것. 이에 따라 현재까지 2천2백여개 IP가 등록했으며 실명제 도입 이전 하루 4천5백만통에 달했던 대량 메일이 이달 들어 3천2백만∼4천만통으로 줄었다. 다음은 지난해 카페 운용자와 개설자에 대해 실명등록을 의무화했다. 최근 2~3년간 대규모 회원을 확보한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온라인폭력 사기 아이템밀거래 등이 날로 기승을 부리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실명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이달 말부터 정보통신진흥회와 한국신용정보로부터 성인금융정보를 넘겨받아 실명화 작업에 착수한다. 청소년의 경우 계정 개설에 앞서 주민등록번호를 받거나 은행계좌를 개설,통장사본을 보내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총 계정 수는 2천5백만개로 이 가운데 10% 가량만이 게임을 실제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게임사이트인 한게임(공동대표 김범수·이해진)은 타 사이트보다 한발 앞서 지난해부터 한신정으로부터 금융정보를 받아 회원 실명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실명 전환 이후에도 회원이 꾸준히 늘어 현재 1천2백만명이 실명으로 등록돼 있다. 김범수 한게임 사장은 "국내 인터넷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규모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데다 실명으로 전환할 경우 충성도 높은 회원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인터넷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명화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