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21사건 이후 움츠러들었던 생체인식 보안업체들이 최근 차별화된 영업전략으로 다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상용제품을 갖춘 업체들은 국내 영업에 주력하고,인지도가 낮은 업체들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나서 국내시장을 공략하는 우회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니트젠 휴노테크놀러지 디젠트 등 이미 상용제품을 갖춘 보안업체들은 국내영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문인식 솔루션과 단말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이 회사들은 국내 시장이 아직 협소하지만 경쟁업체들이 한정돼 있어 당분간 과점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를 5백억원으로 잡은 니트젠은 최근 해외영업팀을 국내영업팀으로 흡수하면서 판매방식도 직판체제에서 총판제체로 전환했다. 디젠트도 지난달 삼성SDS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미약품에 지문인식시스템인 '핑거렉스'를 납품하는 등 삼성의 마케팅 채널을 영업에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보안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부터 뚫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패스21사건으로 국내 고객들이 계약체결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홍채인식시스템 전문기업인 세넥스테크놀러지는 지난해 말 영국의 비전시큐리티와 1천3백50만달러 규모의 제품 공급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세빗(CEBIT) 등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자사 제품과 기술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홍채인식시스템은 미국 이리디안사가 생산과 판매를 독점하고 있어 해외의 많은 바이어들이 오는 6월로 예정된 세넥스의 홍채인식출입통제시스템 출시를 고대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문인식 모듈,마우스,출입통제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휴노테크놀러지는 국내 공공기관 공략에 치중하는 한편 올해는 매출(목표 1백30억원)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기로 했다. 지문인식업체인 패스21은 사주 구속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법인을 통해 회사 인지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는 41%에 달하는 윤태식 전 기술연구원장의 지분을 양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회사명 변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패스싸인과 시큐아이티 등도 미국 현지법인 설립과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를 통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