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안에 암세포만 찾아 치료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의공학과 서수원 박사(37)는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이 결합한 나노바이오는 인간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질병을 치료하는데 나노바이오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 박사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나노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엔 '나노기술의 현황분석 및 보건의료기술 적용분야 도출 연구결과 보고서'를 작성,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보건의료기술에서 나노기술이 미칠 영향과 방향을 제시해 학계및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요즘 '나노입자를 이용한 약물전달 및 유전자 전달시스템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나노미터(㎚)크기의 입자에 항암제를 담아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나노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암세포는 일반세포보다 빨리 자라기 때문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혈관도 단시간에 성장한다. 따라서 암세포에 있는 혈관은 일반혈관보다 구조가 엉성해 약 30㎚크기의 입자에 항암제를 실어 보내면 일반조직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암조직에는 침투,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서 박사는 단순한 약물에서 한걸음 더 나가 암치료에 효과적인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방법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서 박사는 또 '나노생체모방(나노바이오미믹·Nano bio-mimic)'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나노기술을 활용해 생체재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생체재료는 생명현상의 근본인 단백질에서부터 인공장기에 이르는 생명관련 모든 물질을 말한다. 인간의 생명현상이 대부분 나노구조에서 이뤄지고 있어 나노기술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인 생체재료를 만들 수 있다. 서 박사는 "나노생체모방은 나노구조로 된 생체를 보다 잘 이해하고 이것을 모방해 인간질병을 극복하고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라며 "10년을 내다보는 미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 천연섬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의공학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95년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까지 삼성의료원에서 일하고 있다. 서 박사는 생체재료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제특허 2건을 포함, 모두 12건의 특허를 갖고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