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SBSi(www.sbs.co.kr)는 드라마 콘텐츠 유료화라는 '도발'을 감행했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아 무색무취한 '보드카'라고 불리던 윤석민 대표(38)로서는 모험이었다. 방송 3사 인터넷방송국 가운데 맨 처음 방송 콘텐츠를 유료화한데 따른 회원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 "정말 아찔했습니다. 안티사이트까지 생겨날 정도로 반발이 거세 게시판에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항의를 날마다 직접 읽어보고 이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료화 후 석달이 지난 지금 윤 대표는 TV 시청자와 인터넷방송 시청자가 다르다는 자신의 분석이 적중했다며 안도하고 있다. 실명회원(6백50만~7백만명)의 10%인 60만명을 유료회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는 이미 달성했고 요즘도 유료회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매출의 약 30%를 유료 콘텐츠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년여의 경험을 통해 인터넷방송국이 오프라인 방송사 흉내를 내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습니다. 일부에서 아직도 제기하고 있는 유료화에 대한 비판은 인터넷방송이 산업적 평가를 받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라고 봅니다" 그는 방송사 닷컴도 수익을 낼 수 있을 때만 기업으로서 존립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지론은 경쟁업체들과 달리 SBSi가 설립 이후 줄곧 유지해온 흑자기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설립 1년만인 지난 2000년 1백48억원의 매출에 24억원의 흑자를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드라마 유료화에 힘입어 2백10억원의 매출과 10%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3백억원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윤 대표는 "오프라인 기반에서 출발한 덕분에 다른 닷컴기업들과 달리 설립 초기 홍보.마케팅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광고 외에도 각종 프로모션, 웹에이전시 등의 수익모델을 가졌던 것이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방송 콘텐츠 유료화라는 첫 고개를 넘긴 그는 방송 3사 인터넷방송사 가운데 최초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중 신청 예정인 예비심사가 통과될 경우 올해 말께엔 모기업(SBS)과 나란히 코스닥에 진출하게 된다. 윤 대표는 이렇게 얘기를 마쳤다. "등록이 성사되면 방송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안정적인 흑자기조와 SBSi가 지닌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