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논문을 싣는 한국 과학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3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새해들어 1월 한달 동안에만 한국과학자의 논문 5편이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5배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1월 중에 단 한 편의 논문이 실렸으며 한 해를 통틀어 11편이 게재됐다. 생명공학분야 권위지인 셀까지 포함하더라도 14편에 머물렀다. 2000년까지는 한 해에 고작 1∼2편이 실리는 데 그쳤다. 국내 과학자들의 논문게재 급증은 한국 과학기술의 수준이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80년대부터 정부가 실시한 대규모 지원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에 실린 논문 가운데 7편이 정부지원 사업을 통해 나왔다. 올해도 5편 가운데 2편이 정부지원을 받아 선보였다. 지난 82년에 실시된 최초의 과학기술지원 사업인 특정연구개발사업을 비롯 92년 세계 7대 기술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시작한 선도기술개발사업(G7프로젝트),2000년 전략핵심기술육성을 위해 마련된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이 과학기술 수준을 끌어올려왔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종구 박사는 "과학기술도 투자가 있어야 결과가 있다"며"지난 20여년간 지속된 사업에 대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엔 선진국 연구소와 공동연구가 활발해 앞으로 세계 유명 과학전문지에 발표되는 논문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선 논문내용에 대해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중적인 성격이 강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논문이 몰린다는 지적이다. 독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지난해와 올해 네이처 및 사이언스에 발표된 한국 과학자의 논문은 모두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에 관련된 것이다. 연세대 물리학과 여인환 교수는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논문을 내야 인정받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경우도 있다"며 "한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