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업체 인젠(대표 임병동,www.inzen.com)의 컨설팅본부장을 맡고 있는 오세현(39) 이사. 그는 남성못지 않은 카리스마로 보안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9월 인젠의 컨설팅본부장을 맡은 그는 그해 11월 인젠이 정보보안전문업체로 선정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25명으로 구성된 컨설팅본부를 완벽히 장악,소리없이 이끌어 가고 있다. 오 이사의 실력은 지난 10일 정통부가 주최한 정보보호전문업체 9개사 공동세미나에서도 드러났다. 각사 컨설턴트 대표 중 유일한 홍일점이라는 점도 눈에 띄였지만 1백71cm의 늘씬한 키와 깔끔한 말솜씨가 이목을 한 몸에 집중시켰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83학번)를 졸업한 오 이사는 독일 유학파 출신. 독일에서 네트워크 분야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지난 99년 3월 귀국해 LG-EDS와 인포섹에서 정보화전략 컨설턴트와 보안전문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오 이사의 신조는 "일은 즐겁게 해야한다"는 것. "하루중 3분의2를 직장에서 보내는 직장인이 일에서 "슈파스(spass.재미)"를 찾지 못하면 사는 것 자체가 고역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IT분야중 가장 보수적인 분야로 평가받고 있는 보안영역에서 20대의 열기왕성한 팀원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걸 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독일에서의 11년 6개월이 커다란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서열개념이 강한 한국에서 계속 지냈다면 팀원 중 막내와도 편하게 대화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렵겠죠" 그는 오랜 독일생활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남자가 회사일을 집에 까지 가져와 처리하는 일반적인 한국 가정과 오 이사 가정과는 다른 점이 많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으로 일하는 남편은 아내의 지칠 줄 모르는 프로정신에 항복하고 이젠 외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엄마의 "향업열"을 대견스레 이해해주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1학년 딸에겐 다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 그래도 PDA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컴퓨터에 관해 물을 땐 척척 일러주는 자신을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할때는 또 다른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어떤 분야든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일이란 특별히 없습니다.단지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사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며 일어서는 오 이사가 던진 마지막 한 마디에서 그녀만의 카리스마가 배어나왔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