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가 필름카메라를 밀어내고 있다. 대다수 카메라 매장들이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디지털카메라를 진열하고 있다. 필름카메라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디지털카메라만 찾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에는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금액면에선 이미 필름카메라를 앞질렀다. 일본카메라산업협회(JCIA)에 따르면 2000년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 규모는 4조4천억원으로 필름카메라 시장(3조7천억원)보다 약 20% 컸다. 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JCIA는 2000년 미국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1조3천억원,필름카메라 시장은 1조2천억원 규모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카메라 제조회사들은 디지털카메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국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95년 20만대였던 세계 디지털카메라 수요는 2000년에 1천만대로 달했고 2001년엔 1천7백만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2000년 11만대,2001년 25만대(추정)이다. 방일석 올림푸스코리아 사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값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주고 받는 일이 일반화되면서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크게 늘었다. 사진을 찍어 사진첩에 보관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려놓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사진을 CD롬에 담아 보관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 가격 하락도 중요한 원인이다. 현재 2백만 화소급이 30만원대,3백만 화소급은 50만원대까지 값이 떨어졌다. 그동안 디지털카메라의 단점으로 필름카메라에 비해 인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꼽히곤 했다. 그러나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디지털카메라 보급대수가 늘면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해주는 이른바 "인터넷 사진관"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으로 사진파일을 보내면 사진으로 인화해 우송해주기 때문에 굳이 다리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디지탈카메라 보급에는 편리성과 경제성도 한몫 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경우엔 즉석에서 사진 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 필름을 사서 갈아끼우지 않아도 된다. 64MB(메가바이트)짜리 메모리 하나면 한번 포맷으로 수십.수백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