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자원 통합관리와 자동 원격검침(AMR) 시스템의 선두주자.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www.nuritelecom.com)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이들 분야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급속도로 각광받고 있는 시장이다. 누리텔레콤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이들 분야에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빠른 시간안에 시장기반을 다져나갔다. IT경기가 죽을 쑨 올해에도 매출신장률이 74%에 달했으며 5년연속 순이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 자동 원격검침시장의 리더 =누리텔레콤의 매출은 전산자원 관리가 60%, AMR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3년안에 두 분야가 자리바꿈할 전망이다. 국내 AMR 시장만 총 5조원으로 추정될 정도다. 아직 전기검침에만 AMR가 쓰이고 있지만 향후 가스와 수도로 확산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누리텔레콤은 지난 92년 ATI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출범, 통신관련 소프트웨어와 통신기반 기술을 축적해 나갔고 AMR에서 신천지를 개척한 셈이다. ◇ 형성기에 있는 시장을 공략한다 ="대부분의 벤처는 지구상에 없는 것, 전혀 새로운 사업아이템만 노린다. '대박'이 터지면 독식하겠다는 욕심에서다. 하지만 대개 중소기업이 제품화에 성공하면 대기업이 뛰어들어 시장을 삼켜버린다. 그나마 나중에 대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인수.합병되면 다행이다. 따라서 반발 정도만 앞서야 한다. 사업영역은 대기업이 형성하고 있는 시장, 특히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조 사장만의 독특한 벤처 경영전략이다. 조 사장은 통신관련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지난 97년 나스센터(NASCenter)라는 전산자원 관리시스템을 개발하며 이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IBM과 HP란 거인에 맞서는 힘든 싸움이었다. AMR도 미국의 아이트론, ABB 등 다국적 기업과 겨뤄야 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역으로 미국시장에 누리텔레콤이 뛰어들까봐 경계할 정도가 됐다. ◇ 무차입경영과 1백% 현지화전략 =누리텔레콤의 은행차입금은 '0원'이다. 올해에만 매출액 대비 20%(5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지만 빚을 지지 않는다. 지난해 매출이익률이 21%에 달했고 이중 20%를 연구개발비로 썼다. 건실한 이익규모와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누리는 지난 2월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미국은 내년 상반기내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누리는 특히 이들 해외법인의 인력을 1백% 현지인으로 쓴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우리 서비스의 특성상 해외시장이 대부분 선진국"이라며 "이들 시장에서는 업체의 신뢰도는 물론 문화적 차이도 세심하게 접근하는 영업과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