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을 이용한 암치료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병원 분자종양학연구실 이기호 박사팀은 20일 암세포에서 활동하는 텔로머레이즈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면 방사선 항암치료 효과가 현저히 좋아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밝혔다.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는 염색체 끝부분에 존재하는 텔로미어(telomere)를 합성하는 효소로 정상세포와 암세포 모두에 존재하나 암세포에서만 활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 특성에 착안,텔로머레이즈가 없는 세포에 방사선을 쪼인 결과 치료 효과가 좋아졌다며 부작용이 심하고 치료효과가 제한적인 기존 치료법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 치료방법은 단순히 텔로머레이즈를 억제하는 것보다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극단적으로 짧게 했을 때 치료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방사선 및 항암제의 치료용량을 낮춤으로써 이들 치료제의 치료 효율을 높이고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기호 박사는 미국 다나 파버 암 연구소의 펠피노 박사와 공동으로 암세포의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이용해 항암제 사용량을 기존의 10%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