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는 "무선인터넷"이었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게임을 즐기는 "모티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선인터넷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올해는 그야말로 "무선인터넷 대중화 원년"이라 부를만 하다. 정보통신부가 집계한 국내 무선 인터넷 사용자는 11월말 현재 2천3백63만명(무선인터넷 단말기 보급대수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가 2천9백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휴대폰 사용자 대부분이 무선 인터넷의 잠재적 이용자인 셈이다. 업계는 이 가운데 최소한 1천2백여만명이 무선 인터넷을 실생활에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초부터 본격 상용화된 초고속 3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가 무선인터넷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통부 집계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cdma2000 1x 이용자는 3백48만여명에 달한다. 무선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무선인터넷 시장을 리드하는 이동통신 업체들은 확고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서비스 정비에 나서고 있다. 1천만여명의 무선인터넷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SK신세기 포함)의 경우 지난 10월 기존 엔탑을 "네이트"로 확대보강했다. 이와 함께 SK그룹 계열사별로 흩어져있는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한군데로 통합,네이트닷컴(www.nate.com)을 출범시키면서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KTF의 경우 지난해말 엠닷컴과 합병을 계기로 무선 인터넷을 "매직엔"으로 통합했다. KTF는 매직엔을 국내 최대 모바일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대대적인 콘텐츠 보강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무선 인터넷 플랫폼으로 알려진 퀄컴의 브루(Brew)를 업계에서는 맨 먼저 도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무선 인터넷을 선보인 LG텔레콤도 "이지아이" 서비스를 국내 1위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키우기 위해 콘텐츠수를 연말까지 9천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초고속 무선망(cdma2000 1x)을 연말까지 전국 읍.면.동까지 확대해 서비스 속도와 품질에서 앞서간다는 방침이다. 무선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동통신 업계 뿐 아니라 인터넷,전자상거래,물류 등 온.오프라인 업체들도 너도나도 무선 인터넷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업체들과 함께 모바일 시장의 또다른 세(勢)를 형성하고 있는 쪽이 바로 콘텐츠업체(CP)들이다. CP들은 이동통신 업체에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이용료 가운데 일부를 수입으로 받아가고 있다. 무선 인터넷 시장의 성장성에 힘입어 특히 최근들어 급증해 현재 국내 무선 인터넷 CP는 대략 1천여개에 달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