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기업들이 PDA(개인휴대단말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반면 MP3플레이어에서는 등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신제품 PDA인 '아이토도'를 선보이고 올해안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이에 앞선 9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PC엑스포에서 'A-1'을 내놓고 PDA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PDA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대조적으로 MP3플레이어 사업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자회사인 삼성블루텍에 63억원을 받고 인력 및 생산시설을 포함한 MP3플레이어 사업부 전체를 넘겼다. 삼성전자는 향후 삼성블루텍이 개발한 MP3플레이어 국내 판매만 대신하게 된다. LG전자는 올들어 신제품을 아예 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LG전자는 특히 올해부터 자체 개발을 포기하고 개발 및 생산을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다. 대기업이 PDA사업은 반기면서 MP3플레이어 사업을 찬밥취급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돈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다. PDA는 개발이 어려워 부가가치가 높지만 MP3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워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PDA는 PC를 대체할 포스트PC 선두주자로 꼽히면서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PDA시장은 올해 15만대,내년엔 21만대,2003년 32만대,2004년 47만대로 전망됐다. MP3플레이어 시장은 올해 국내 시장이 20만대 미만으로 대수에선 PDA와 비슷하지만 MP3음악 파일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성장이 더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지난해 MP3플레이어 시장이 과열되면서 무분별한 가격경쟁이 벌어져 마진이 매우 낮다. 결국 시장규모가 커져도 수익구조는 PDA보다 나쁜 상황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기업 참여는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단순히 수익성만 보고 뛰어들면 자칫 중소기업들만 피해를 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