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단말기 생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국산화됐다. 광운대학교 나극환 교수팀은 14일 과학기술부의 기술개발 용역사업 지원을 받아 인공위성을 통해 각종 데이터를 송수신을 할 수 있는 개인용 위성통신 단말기 '브이셋(VSAT, Very Small Aperture Terminal)'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브이셋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을 위해 무선 초고주파로 각종 음성과 데이터를 위성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연구팀은 위성통신 단말기의 핵심 장비로 위성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발진기(PLLDRO)를 국산화했다고 설명했다. 발진기는 외국 제품과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통상 수입가격이 1천5백달러에 달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2백달러 안팎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단말기의 핵심 부품으로 Ku밴드(12~18㎓ 사이의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증폭기도 개발했다. 현재 수입되는 브이셋의 한 대당 가격은 7천달러(약 9백만원) 수준이고 1천대를 주문하는 경우 대당 3천달러(약 3백90만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단말기 생산 기술을 국산화시켰기 때문에 대당 3천달러로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1천대를 판매하는 경우 대당 8백50달러(약 1백10만원)만 받아도 사업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있지 않지만 지난해 미국의 브이셋 시장 규모는 약 4백억달러, 세계시장 규모는 1천억달러였으며 매년 두 배 가까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위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브이셋을 개발해 미국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국제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브이셋은 음성이나 저속 데이터는 물론, 화상회의 등을 위한 영상 정보 및 고속 데이터의 송 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관공서, 주유소, 편의점, 백화점 등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네트워크 망을 구축할 때 사용된다. 또 군함, 선박, 고속버스, 트럭, 고급 승용차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위성통신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 국토가 넓은 나라에서 활용도가 높으며 천재지변 등으로 기간통신망이 마비됐을 때에도 가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