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넷(.NET)을 주목하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전략인 닷넷이 최근 IT(정보기술) 업계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닷넷은 빌 게이츠 MS 회장이 최근 막내린 미국 컴덱스쇼에서 "향후 10년간 MS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보급하겠다"고 말한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삼성SDS LG-EDS시스템 동양시스템즈 등 SI(시스템통합)업체들이 잇달아 한국MS(대표 고현진)와 관련 제휴를 맺으면서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닷넷을 통해 MS가 PC 시장에 이어 기업용 프로그램 시장까지 제패하고,더 나아가 모든 개인과 기업 정보를 독점하는 가공할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닷넷 무엇인가=닷넷은 일반적으로 "MS의 차세대 기업용 전략"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MS측은 닷넷이 단지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모든 장비를 이용해 원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해주는 새로운 비전"으로 봐달라고 주문한다. MS가 구상하는 닷넷의 기본 축은 XML(확장형 마크업 랭귀지)과 이를 통한 웹 서비스(web service)다. XML이란 여러 운영체제(OS)와 다양한 하드웨어(윈도NT서버,유닉스서버,리눅스서버 등) 기반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변환작업 없이도 간단하게 여러 플랫폼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들은 XML에 대해,울퉁불퉁해 다치기 쉬운 제품이 어떤 용기에도 안전하게 담길 수 있도록 매끄럽게 둘러싸는 포장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여러 회사들이 서로 다른 기기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를 주고 받기 힘들지만 XML을 이용할 경우 윈도NT나 유닉스,리눅스 등 어떤 OS를 사용하는가에 관계없이 편리하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 이용자는 한가지 업무 처리를 위해 여러 사이트에 접속할 필요없이 한번의 입력만으로 원하는 모든 일을 마칠 수(편리한 웹 서비스)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MS가 말하는 "웹 서비스"의 비전이다. 닷넷이 주는 혜택은=MS측은 닷넷이 구현될 경우 쇼핑을 포함한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획기적으로 편리해진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 출장을 계획할 경우 지금은 비행기표 호텔 렌터카 등을 별도로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닷넷을 통해 각 회사 시스템이 매끄럽게 연결될 경우 사이트 한 곳에만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면 다른 부문은 저절로 자동 예약된다. 만일 일정을 변경할 경우에도 한 곳에만 입력하면 다른 곳 일정은 저절로 조율된다. 물론 이런 서비스는 해당 업체들이 모두 닷넷을 채용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해진다. 한국MS의 닷넷 담당자 오세영 차장은 "닷넷은 OS 개발도구,기업용 서버,사무용 프로그램 등 MS의 모든 PC와 서버용 소프트웨어(SW)에 적용된다.또 차세대 스마트 휴대전화(스팅어) 게임기(X박스) 포켓PC 태블릿PC에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기기의 장벽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왜 경계하나=국내 기업들이 닷넷에 대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패스포트" 서비스다. 닷넷을 통해 웹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고객은 자기 정보를 미리 MS에 주고(패스포트 입력) 고객이 특정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엔 회원 로그인 과정을 MS가 웹 상에서 대신하게 된다. 지금은 국내 사이트들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정보를 MS가 확보하는 셈이어서 이 대목이 문제시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MS 측은 "고객 정보를 재산처럼 생각하던 회원제 사이트들이 더이상 정보확보가 어려워지니까 경계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MS는 이름 국적 ID 암호 등 4개 정보를 기본사항으로 요구하고 나머지 정보는 서비스 수준에 따라 택하게 하고 있어 정보유출 가능성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한다. 또 OS 시장의 90% 이상을 MS가 장악한 PC 프로그램과는 달리 기업용 프로그램 시장은 윈도NT 유닉스 리눅스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끼워팔기를 통한 시장지배"란 타당치 않다고 설명한다. 국내 확산현황=한국MS는 지난 9월 동양시스템즈와 약 40억원을 들여 닷넷 연구센터를 만들었다. LG-EDS시스템과도 제휴,여의도 LG증권 건물안에 닷넷 전시장을 설치했다. 삼성SDS와는 닷넷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사업 제휴를 맺었고 대우정보시스템과도 제휴를 추진중이다. 한편 의료분야 공략을 위해 의료 솔루션업체들과 "헬스케어닷넷"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IT업체 가운데는 HP 인텔과 제휴를 맺었다. 또 한국MS는 총 25억원을 들여 2만명의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닷넷관련 교육을 제공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