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의 합병바람이 거세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닷컴간 합병이 최근들어 봇물을 이루면서 인터넷산업이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들어 굵직굵직한 닷컴업체들의 합병은 벌써 수십건이 넘어섰다. 최근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타면서 인수합병(M&A) 뿐 아니라 인수후개발(A&D)바람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온라인 백신메일 마케팅업체인 에브리존이 '터보백신'으로 유명한 에스앤에스를 인수한데 이어 온오프라인 상품권업체인 해피머니아이엔씨도 4일 코스닥등록업체인 소프트윈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피머니측은 당장 소프트윈과 합병하지는 않겠지만 소프트윈의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유통망과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상품권과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마케팅 강화를 위해 단순 전략적 제휴에 머물지 않고 인수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배가하겠다는게 인수 배경이다. 그동안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등 인터넷포털이 눈독을 들였던 온라인 보드게임업체 넷마블도 최근 로커스홀딩스에게 넘어갔다. 로커스는 넷마블 인수를 위해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51억원에 넷마블 지분 51%를 확보했다. 또 정보보안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러지가 지난달말 보안컨설팅업체인 단암데이타시스템을 인수했고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아이엔티텔레콤과 정보보안업체인 세넥스테크놀로지도 합병을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IT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빠진데다 자금난까지 겹친 닷컴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아이티벤처의 안재홍 사장은 "시장규모에 비해 국내 벤처기업수가 너무 많은 탓에 출혈경쟁 등으로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상생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간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KTB네트워크의 우원명 차장은 "닷컴 생존의 키워드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닷컴들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닷컴간 M&A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