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겨냥해제품을 영어로 개발하고 있다. 30일 소프트웨어 업계에 따르면 처음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영어로 한뒤 이를 나중에 한글화해 국내외 시장에 동시에 출시하는 글로벌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한글로 먼저 제품을 개발, 국내시장에서 성공하고 나서 영어로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일반적인 관행이 바뀌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는 홈페이지 저작 프로그램인 `나모 웹에디터 6' 제품을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지사에서 영어로 개발하고 있다. 영어판이 나오면 미국에 먼저 출시하고 이를 토대로 한글,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각 국가에 맞게 로컬화(지역화)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나모인터랙티브는 웹에디터 5 버전까지는 먼저 한글로 제품을 개발했었다. 한컴리눅스도 다음달 중순 국내와 미국에 동시에 출시할 리눅스 오피스 차기버전인 `한컴리눅스 오피스 2.0' 제품을 영어로 먼저 만든뒤 한글화했다. 한컴리눅스는 또한 영어 버전을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해 각 나라에 출시할 계획이다. 논문 작성이나 각종 저술작업을 할때 참고문헌 출처를 관리하고 각종 정보자료를 입수해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DB) 프로그램인 `스칼라스 에이드'(Scholar's Aid)는 해외에서 발판을 다진뒤, 국내에 선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스칼라스 에이드는 이 회사의 나도영 사장이 영어로 개발해 지난해 `스칼라스에이드 2000' 무료 버전을 온라인에 공개, 현재 전 세계 80개국의 2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IT(정보기술) 분야의 온라인 미디어인 지디넷, 씨넷 등으로부터 나모웹에디터와 함께 최고 제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스칼라스 에이드는 `스칼라스 에이드 XP'를 영어 패키지 제품으로 만든뒤 한글화해 내년 6월 국내와 미국 등 전 세계에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해킹 등 사고로 지워진 PC 데이터를 복구해주는 프로그램인 정소프트의`데이터보안관'과 `이미지보안관'도 처음부터 영어로 먼저 제품을 개발해 한글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정소프트는 올해 200억원의 예상 매출 가운데 50%인 100억원은 전 세계 23개국에 수출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의 흐름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성공을 한뒤 해외로 나가는 것은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전략이고 전 세계를 동시에 공략하기위해 영어로 먼저 제품을 개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