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컴퓨터나 폐휴대폰에서 금 백금 등 귀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상용화됐다. 과학기술부와 환경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인 '산업폐기물재활용 기술개발사업단' 이재천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22일 폐전자기기에서 귀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상용화 설비를 이달말 완공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폐컴퓨터 등에서 나오는 인쇄회로기판(PCB)의 경우 상당량의 금 백금 팔라듐 로듐 등 귀금속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미국이나 일본 수입상들이 ㎏당 2천∼2천2백원에 사갔다. 그러나 이번에 순도 99.9% 이상의 귀금속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당 4만∼5만원어치의 귀금속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PCB를 파쇄해 동이나 철 등과 함께 섞여있는 귀금속을 분리한 뒤 고순도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폐기물 재활용 업체인 한국컴퓨터리사이클링과 함께 경기도 화성에 시간당 1?의 PCB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이달말 완공한다. 연구팀은 또 석유화학 공정에서 사용되는 촉매로부터 금 백금과 팔라듐 등을 추출해내는 회수 공정을 상용화했다. 이전까지 외국업체들은 촉매로부터 귀금속을 99% 이상 회수했으나 우리나라는 90% 정도밖에 추출하지 못해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폐가전제품과 폐촉매로부터 연간 금 3천㎏,백금 7백㎏,팔라듐 2천㎏ 등 총 2천억원어치의 귀금속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원 빈국인 우리 입장에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귀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장신구는 물론 자동차 배기가스 여과장치,치아 재료 등으로 활용되는 팔라듐은 금(g당 1만5천∼1만7천원)보다 훨씬 비싼 g당 2만5천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된 고가품이다. 또 로듐도 g당 5만원선에서 거래되는 귀금속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