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패드의 경영악화 소식이 반드시 악재는 아닙니다. 오히려 호재가 될 겁니다. 수익모델 없는 무료인터넷폰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나 다름없으니까요" 인터넷전화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다이얼패드의 위기설이 전해지던 날 인터넷폰업계 관계자는 '무료 인터넷폰시대의 종말'을 전망하며 "다이얼패드의 경영난과 무관하게 인터넷폰은 차세대 핵심 통신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폰은 통화품질이 나쁜데다 사용하기도 불편해 한동안 '버린자식'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음질이 개선되면서 유료 서비스가 등장하자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사내전화를 인터넷폰으로 교체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기간통신사업자들마저 인터넷폰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 개선된 통화음질 인터넷전화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통신비다. 시외전화는 최대 80%, 국제전화는 80~90%, 이동전화는 30%의 통신비용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외전화나 국제전화를 자주 거는 이용자일수록 절감효과가 크다. 따라서 해외 및 지방과의 통화량이 많은 법인들이 인터넷전화의 주요 수요처다. 또 그동안 인터넷폰 서비스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끊김, 지연, 울림 현상 등 통화품질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인터넷통화음질을 좌우하는 케이블망 업그레이드와 교환기 게이트웨이 등 관련 장비 발달에 힘입어 음질이 일반전화의 90%선에 접근해 있다. 쌍용은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사내전화에 애니유저넷의 인터넷폰으로 교체했다. 중동 아프리카 등 통화료가 비싼 지역과 해외 지사간의 통화에 인터넷폰을 사용한 결과 한달 전화요금을 2천2백만원에서 1천1백만원으로 줄였다. 한국전력도 최근 애니유저넷.한국통신 컨소시엄에 구내 전화를 인터넷폰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맡겼다. 한전은 통화품질만족도가 우수할 경우 2만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에 자녀나 친지를 둔 개인고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딸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은창용 변호사는 한동안 월평균 35만원이 넘는 국제전화요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사무실전화를 인터넷폰으로 바꾼 덕에 이제는 부담없이 수화기를 들 수 있게 됐다. 사무실 국제통화료가 인터넷폰 사용이후 7만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가 있나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크게 폰투폰방식과 웹투폰방식으로 나뉜다. 폰투폰은 일반전화기나 전용단말기로 통화하는 방식으로 PC에 연결할 필요가 없어 차세대 인터넷폰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전화망의 게이트웨이를 교체하거나 인터넷전화용 단말기를 구입하면 인터넷이 서비스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이용할수 있다. 애니유저넷(www.anyuser.co.kr) 앳폰텔레콤(www.atphone.com) 등이 전용 단말기를 자체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단말기 값이 일반전화기보다 비싸다는 점이 흠이나 웹투폰방식에 비해 유료화가 일찍 정착된데다 사용하기가 편리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롬기술을 비롯한 기존 인터넷폰사업자와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등이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웹투폰은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처럼 PC에서 일반전화기로 전화를 거는 방식이다. 새롬기술은 지난 7월 유료모델인 '스마츠콜'을 내놓고 사이트(www.dialpad.co.kr)에서 서비스하고 있고 텔레프리 키텔 등도 웹투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가 많아 사용자수는 폰투폰업체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취약한 수익모델과 서비스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최대 웹투폰서비스업체인 새롬기술의 회원수는 6백10만명이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려면 우선 인터넷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케이블TV망이든 ADSL이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인터넷폰 회원으로 가입하고 요금체제를 선택해야 하며 단말기를 사야 한다. PC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단말기는 6만~8만원이면 살 수 있다. PC에 연결하지 않고 일반전화기처럼 사용하는 '스탠드얼론'형은 20만~27만원, 화상통화가 가능한 웹비디오폰은 1백50만원쯤 줘야 살 수 있다. 요금은 기본요금에 통화량 만큼 이용료가 붙어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