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에서 15일(한국시간 16일)부터 비디오게임기인 X박스를 출시하면서 현재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게임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이날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게임숍에서 X박스를 손수 첫공식 판매하면서 기념사를 통해 "X박스는 디지털 게임혁명을 주도하는 핵심상품으로쌍방향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가정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S가 X박스 출시를 계기로 비디오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에따라 세계 게임기시장의 규모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업체간의 경쟁은 오히려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내년 세계 게임기 판매대수가 MS의 X박스와 닌텐도의게임큐브 등 신제품의 출시로 올해의 2천900만대에 비해 무려 40.8%나 증가한 4천9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는 또 세계 온라인시장의 규모는 내년 1억3천800만달러로 늘어난뒤 오는2005년에는 23억달러로 무서운 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의 앤드루 존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말에 출시되는 닌텐도의 게임큐브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같은 소비자층을 지향하는 MS와 소니는 게임기시장에서 엄청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니의 안도 구니타케(安藤國威) 사장 겸 최고업무책임자(COO)도 최근 컴덱스기술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X박스가 게임기시장의 구조를 바꿔놓는다면 이는우리의 플레이스테이션2에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차세대 게임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 관련 시장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X박스 게임기를 직접 생산하는 플렉스트로닉스와 MS에 그래픽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이번 X박스 출시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증시에서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어의 데릭 페레즈 대변인은 "지난분기 5천740만달러어치의 X박스 칩을 출하해 매출신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내년에는 X박스 관련매출이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적부진으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한 플렉스트로닉스도 이번 X박스출시로 사업부문에서의 매출증가는 물론 MS와의 관계가 깊어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MS가 이날 미국에서 X박스를 공식 출시한데 이어 내년 2월과 3월 각각 일본과 유럽시장에서도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나 세계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MS의 올리비에 리처드 대변인은 "아시아에서 소비시장은 일본만큼 발전되있지 않다"며 "불법복제비율이 현재와 같이 높을 경우 시장을 확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불법복제에서 세계 2위에 올랐으며 금액으로도 10억달러으로 99년의 두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90%나 불법제품이며 비중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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