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사의 주역이었던 화폐가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 신용카드보다 한단계 앞선 스마트카드나 전자화폐가 등장한 지는 벌써 오래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휴대폰이 모든 미래 화폐기능을 통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휴대폰이 현금을 대신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가령 교통카드 대용이나 인터넷 소액결제용으로 휴대폰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휴대폰 하나면 일상생활에서 모든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온다. 일상생활에서 화폐로 쓰이는 휴대폰=지하철을 탈 때 승차권을 구입하는 것은 조만간 사라질 지도 모른다. 휴대폰에 요금결제 기능을 내장하면 굳이 승차권이나 카드를 구입하지 않고도 개찰구를 무사통과할 수 있게 된다. 평소에는 통화기능을 사용하다 지하철을 탈 때 개찰구에 살짝 갖다대면 오케이다. 지하철 뿐 아니라 시내버스,좌석버스도 마찬가지다. 현금인출도 신용카드 없이 휴대폰으로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 바코드 인증 기술을 적용해 실제 카드 없이 휴대폰 화면내 바코드로 ATM에서 필요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현금인출 외에 계좌이체 등 각종 금융서비스에도 이용된다. 휴대폰은 인터넷 소액결제도 대신한다. 현재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는 휴대폰 번호로 결제하는 방식이 상당히 보편화돼있다. 가령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천원짜리 상품을 구입하거나 법률서비스 사이트에서 유료 콘텐츠를 이용할 때 신용카드 결제 대신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 곧바로 처리된다. 결제대금은 역시 다음달 자신의 휴대폰 통화요금에 합산 청구된다. 신용카드를 대신하는 휴대폰=휴대폰에 카드기능을 가진 소형칩을 내장시켜 카드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외에 결제과정도 신분확인 절차없이 이동전화 번호와 패스워드로만 처리하기 때문에 간편하다. 현재 휴대폰 신용카드는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업체들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최근 LG 삼성 외환카드 등 5개 금융기관들과 제휴해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휴대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선 IC(집적회로)칩이 내장돼 신용카드,전자화폐,교통카드 기능을 두루 갖춘 다기능 카드(모네타카드)를 발급한다. 이에 앞서 KTF도 국민카드,몬덱스코리아 등과 제휴,9월중 멥버십카드,신용카드,전자화폐 등의 기능을 통합한 스마트카드(KTF멤버스 국민카드)를 내놓았다. LG텔레콤도 최근 LG카드 등과 제휴해 비슷한 다기능 복합카드를 선보였다. 전자상거래,주식거래도 휴대폰으로 척척=휴대폰 무선인터넷으로 상품을 구입한 후 즉석에서 결제하는 무선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다. 휴대폰 전자상거래는 이미 레스토랑이나 극장,열차 예약 등에 시범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휴대폰 주식거래나 은행 계좌조회도 이미 상당수준 보편화 돼있다. 이 가운데 모바일 주식거래는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주식거래액은 7조8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주식거래 비중이 3.7%로 금액으로는 무려 2천8백86억원에 달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